타지역 대비 낮은 환수율로 만성 부족 시달려일각에선 "한은이 일부러 물량 조절" 추측도
  • ▲ 부산·경남·울산지역 금융사들이 5만원권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연합뉴스
    ▲ 부산·경남·울산지역 금융사들이 5만원권 부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 연합뉴스


부산·경남 지역 금융사들이 
5만원권 부족을 호소하고 있다.

이 지역 금융사들은
5만원권 교환한도를 제한하는 등의 방법으로
공급 부족에 대처하고 있지만,
이에 따른 고객 불만이 커지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일부에서는
“한국은행이 일부러 5만원권 공급을 조절하는 것 아니냐”
라는 볼멘 소리도 나오고 있다.

◆ “[신사임당] 보기 힘들어”…
   부산·경남·울산 [아우성]

울산에 있는
현대자동차새마을금고분소에서는
5만원권 교환한도를
1인당 6장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 새마을금고에서 근무하는
이 모 부장은
5만원권에 대한 고객 수요에 제대로 응하지 못해 
고민을 거듭하다가 
최근 한국은행과 국민신문고 온라인 민원 시스템에 
민원을 냈다.

“5만원권에 대한 한 주간 수요량은 3억원인데, 
 실제 공급받는 물량은 1억원에 불과하다.
 
 올해 들어 5만원권 확보가 더 어려워졌다.
 이로 인해 고객의 불만도 커지고 있다.
 
 고객에게서 
 [일을 하는가, 놀고 있는가]라는 질책을 들을 때면 
 정말 곤혹스럽다”

   - 이 모 부장


인근에 있는 
외환은행 현대자동차출장소지점도 
5만원권 공급 부족으로, 
1인당 교환 한도를
10장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런 5만원권 부족현상은
울산만의 일이 아니다.

기업은행 창원지점은 
5만원권 부족이 심해지자 
올해 하반기부터 
개인 한도를 1인당 100만원으로 정해 운영하고 있다.
 
“100만원어치 이상을 원하는 고객은 
 가능한 한 1만원권으로 받도록 유도하지만, 
 한도 자체는 융통성 있게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고객들의 불만이 많다”

   - 기업은행 창원지점 관계자


이와 관련, 
한국은행 부산본부는
5만원권의 낮은 환수율을 원인으로 꼽았다.

“가장 큰 문제는 
 한은 발권국의 연간 제조화폐 발권한도가 있는 상황에서 
 환수율이 낮아
 5만원권이 제대로 돌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 조원탁 한국은행 부산본부 업무팀장


실제 올해 1∼9월 지역별 5만원권 환수율은 
부산·경남·울산이 25.0%로, 제일 낮고 
대구·경북(26.7%), 경기(30.1%) 등 순으로 나타나고 있다. 

전국 평균이 49.0%이고 
서울이 65.2%라는 점을 감안하면
턱없이 낮은 수치다.

환수율은 
특정기간 한은의 발행량에 대한 환수량을 의미하는 것으로, 
환수율 25.0%는 
해당 기간 5만원권이 100장 공급됐을 경우 
25장만 한은에 돌아왔다는 의미다.

◆ 한국은행, 일부러 물량 조절?

이처럼 5만원권 물량 부족이 심각해지자
일부에서는 
“통화량 관리 때문일 것”, 
“지하경제 양성화 정책 이후 5만원권의 증발을 억제하려고” 
등 여러 추측을 제기하고 있다.
 

“명절 때 신권을 요청한 만큼 주지 않듯이 
 수급물량을 조절하는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 경남 지역 한 은행원


이와 관련, 
한국은행은 
5만원권의 공급을 
일부러 조절하는 일은 없다고 주장했다.

“신권 제조물량은 
 특별한 사정이 없으면 
 연간 수급 전망에 맞춰 주문, 제조한다.

 추가 발주 자체가 불가능한 건 아니지만
 수시로 발주하면 
 한국조폐공사에 부담이 되기에
 자제하고 있다”

   - 한국은행 발권국 관계자 


올해 5만원권의 수요 증가에 대해 
정부가 지하경제 양성화에 강한 의지를 보이면서 
세금 탈루 등 
지하경제 수요가 오히려 발생한 때문이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기도 하지만 
아직 정확한 원인 분석은 이뤄지지 않은 상태다.

지난 10월말 현재 5만원권의 발행잔액은 
35조1,523억원으로, 
올해 들어 10개월간 6조6,523억원어치가 불었으며 
이는 작년 동기보다 28.4%나 많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전체 지폐 발행잔액 중 5만원권이 차지하는 비중도 
2년 전 54.0%에서 
올해 10월에는 66.7%로 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