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냉키 "경기 좋아지는 등 양적완화 축소 충격 감당 가능"금리 상승 등 후폭풍 우려...기조 유지키로
  •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밴 버냉키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모습 ⓒ 연합뉴스
    ▲ 미국 연방준비제도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사진은 밴 버냉키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모습 ⓒ 연합뉴스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양적완화 규모를 축소하기로 결정했다.

경기 부양을 위해
시중에 돈을 푸는 조치를
현재보다 줄이겠다는 것이다.

밴 버냉키 연준 의장은 
현행 월 850억달러인 양적완화(QE) 규모를 
내년 1월부터 750억달러로 
100억달러 축소하기로 했다고
18일(현지시간) 밝혔다.

단, 
기준금리를 제로(0∼0.25%)에 가깝게 운용하는 
초저금리 기조는 계속 이어가기로 했다.

연준은 
지난 17일부터 이틀간 
금융·통화 정책을 결정하는 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개최한 끝에 
이같이 결정했다.

연준은 
지난해 9월부터 매달 
국채 450억달러와 
모기지(주택담보부채권) 400억달러 등 
850억달러어치의 채권을 사들임으로써 
시중 유동성을 확대하는 3차 양적완화 정책을 써왔으나 
내년 1월부터는 이를 
각각 50억달러씩 100억달러 축소하기로 했다.

미국 경기 및 고용 상황 등이 
꾸준하게 개선되고 있고 
미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 시장이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충격파를 흡수할 수 있다고 판단해 
이른바 테이퍼링(tapering·자산 매입 축소)에 
본격 착수한 셈이다.

연준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미국의 최근 경제 활동이 
[완만한 속도](moderate pace)로 확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출구 전략에 들어가면서도 
양적완화 축소 규모를 
시장이 예상한 최저 수준인 100억달러로 정한 데 대해서는 
고용 개선 및 경기 회복 수준이 미흡하다는 점을 들었다.

노동 시장의 상황이 
지난 몇 개월간 더 개선되고 
실업률도 떨어졌으나 
여전히 고공행진을 지속하고 있고 
주택 시장 경기 회복도 
지난 몇 달간 더뎌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연준은 또 
향후 경제 성장과 고용 상황, 
인플레이션 압박 여부 등을 예의주시해 
연준 목표치에 부합한다고 판단하면 
채권 매입 액수를 
[점차](modestly) 줄여나갈 방침이다.

“채권 매입 축소를 결정한 것은 
 경기 및 고용 상황이 개선되고 있다는 신호다. 
 내년엔 
 채권 매입 규모를 
 더 줄일 것이다”

  - 밴 버냉키 연준 의장 


이를 반영하듯 
연준은 
이날 발표한 [경제전망 보고서]에서 
내년 미국의 최고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1%에서 3.2%로, 
올해 전망치는 2.0∼2.3%에서 2.2∼2.3%로 
소폭 상향조정했다.

반면 내년 실업률 예상치는 
종전 발표한 6.4∼6.8%에서 6.3∼6.6%로 
낮춰 잡았다.

연준은 특히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시장의 금리 상승 우려 등을 불식시키기 위해 
실업률이 목표치(6.55) 아래로 떨어질 때까지 
초저금리 기조를 유지하겠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혔다.

이날 조치에는 
회의에 참석한 FOMC 이사 10명 가운데 
버냉키 의장과 옐런 차기 의장 지명자 등 
9명이 찬성했다.

반면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장인 
에릭 로젠그린 이사는 
반대표를 던졌다.

“아직 실업률이 높고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2%)에 미치지 못하는 만큼 
 고용 및 경기 상황이 확연하게 개선될 때까지 
 현행 양적완화 규모를 유지해야 한다”

   - 에릭 로젠그린 보스턴 연방준비은행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