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아지도 집에 혼자 남으면 우울증 걸려[DOG TV] 애완견 전용 프로만 송출개가 좋아하는 주파수로 눈높이 제작3분 에피소드 20개… 60분 시리즈 편성미국․이스라엘 이어 CJ헬로비전 첫 방송
  • ▲ DOGTV 유동균 대표. 정상윤기자
    ▲ DOGTV 유동균 대표. 정상윤기자



    경제 불황에도 애견산업은 거침없이 성장하고 있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국내 인구는 어느새 1,000만명을 넘어섰고,
    관련 시장이 1조8,000억 원 정도라는 통계가 있다.

    개를 키우는 사람들이 늘었다는 뜻이다.
    전체 인구의 20% 정도가 애완견을 키우고 있는 셈이다.

    초반에는 사람이 보고 즐기기 위해 기르기 시작했다면
    지금은 외로움을 달래기 위해 키우는 사람들이 많다.
    1인 가구 증가와 함께 애견 숫자도 늘어난 것이다.
    앞으로 고령화 속도가 빨라지면 애완견을 키우는 가구가 더 증가할 전망이다.

    고령화 국가인 일본의 경우 전체 가구의 27%가 애완동물을 기른다.
    애견 숫자만 늘어난 게 아니다.
    애견을 가족으로 생각하는 사람도 많아졌다.
    특히 개는 사람과 함께 생활을 하며 정서를 교류하는
    [반려동물]이란 인식이 확산되면서 이들에게 쏟아 붓는 시간과 열정, 돈도 상당하다.

    [DOG TV]의 등장은 그래서 더 반갑다.
    DOG TV는 사람이 보는 방송이 아니다.
    개의 눈높이에 맞춰서 개를 시청자로 두는 TV다.

    “동물들도 우울증에 걸립니다.
    주인이 막 출근했을 때 동물들은
    정신적 불안함과 스트레스를 받습니다.
    1인가구가 늘어나고 있는 요즘
    혼자 집을 지키는 개를 위한 TV가 국내에서 방송됩니다.”

       -[DOG TV] 유동균 대표


    이미 미국은 개를 가지고 있는 가구가 4,630만여 가구,
    전국에 있는 개가 7,820만여 마리,
    개를 위해 주인이 지출한 비용이 약 540억 달러에 달한다.
    애견 인구의 규모가 큰 만큼 DOG TV가 미국에서 시작된 것도 당연하다.

    DOG TV는 약 430만 마리의 개들이 하루 5시간 이상
    집에 혼자 있다는 데서 착안해 출발했다.
    미국과 이스라엘에 이어 전 세계 세 번째로 DOG TV 서비스가 내년 1월 시작된다.

    미국에 기반을 둔 세계적으로 잘 알려진 애완동물 단체들은
    “집을 떠나 있을 때에는 애완동물을 위해 TV를 켜두라”라는 공통된 목소리를 낸다.


    “개를 위해 TV를 켜두면 외로움이 줄어들고 스트레스가 감소합니다.
    집에 누군가 있는 것처럼 느끼게 해주죠.
    하지만 사람이 보는 방송 프로그램들은 개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고
    오히려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습니다.”


    DOG TV의 프로그램은 개들이 몰입하여 볼 수 있는 시각과 청각에 최적화되어 있다.
    한시간 단위로 구성되고, 한 시간 안에 20개의 에피소드,
    하나의 에피소드는 2~6분으로 평균3분이다.

    첫째편안함(Relaxation)으로
    개들에게 가장 편안함을 주는 영상과 소리,
    둘째자극(Stimulation)이다.
    개들 눈높이의 카메라 시점과 개들이 좋아하는 소리와 주파수로
    집에 혼자 있으면서 즐길 수 있는 오락물이다.
    셋째노출(Exposure)이다.
    개들이 일상생활의 자극(소리나 낯선환경)들에
    익숙해질 수 있는 훈련이 가능한 영상으로 구성돼있다.

    도그TV는 홀로 애완견을 기르는 견주를 겨냥한 방송으로
    낮 시간 홀로 지내는 개의 스트레스를 줄이고 흥미와 학습을 유도하는 내용이다.

    사람이 아닌 개가 볼 수 있는 방송을 지향하기 때문에
    개들의 특성을 고려해 프로그램을 제작한다.
    개들이 적색과 녹색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에 화면 색상을 이에 맞게 제한한다.

    또 음량은 소리에 민감한 개들에게 무리가 되지 않는 정도로 제공되며
    개들을 안정시키는 사운드 트랙 음악도 흘러나온다.

  • ▲ DOGTV 유동균 대표. 정상윤기자



정말 개들이 [DOG TV]를 볼까?
궁금한 마음에 찾아보니,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
[인증샷] 혹은 [인증 영상]이 수두룩하다.

화면에는 강아지가 풀밭에서 산책을 하거나 공놀이를 하는 장면이 나오기도 하고,
하늘과 숲을 평화롭게 비추기만 하는 장면도 있다.
어찌 보면 별다른 게 없어 보이고, 또 다소 심심해 보이기도 한다.

그런데도 개들은 화면에 시선이 고정돼 있다.
잔뜩 집중해 있다가 화면 속 개의 움직임을 쫓기도 한다.
이렇게만 된다면 개를 집에 두고 나갈 때 조금은 죄책감이 옅어지지 않을까.


“사람도 가끔 TV를 보다가 자극적인 장면이 나오면 리모컨을 돌리는데,
개는 채널을 바꿀 수도 없으니 오죽 스트레스를 받겠습니까.
일단 개가 사람과 같은 시각으로 사물을 보지 못합니다.

오래된 TV라면 개에겐 더 힘이 듭니다.

개는 사람보다 사물을 빨리 인지해서 개의 눈에는
TV 스크린이 깜박거리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입니다.” 


최근의 LED, LDC, 플라즈마 TV는 화면주파수가 개선돼 한결 나아졌다.
또 개는 TV에 등장하는 시각과 청각 정보에 예민한 반응을 보인다.
한참 드라마에 몰입해 있는데, 갑자기 강아지가 컹컹 짖던 경험이 있을 것이다.

옆집 개는 시커먼 옷을 입은 남자만 나오면 경계를 하고 으르렁거린다 하고,
친구네 개는 TV에 개가 나오면 꼬리를 살랑거린다고 한다.
또 다른 집개는 휴대폰 벨 소리에 유난히 부산스럽게 군다.

개를 위한, 정말 개가 볼 수 있는 방송은
시각, 청각, 심리까지 깊이 연구하고 헤아려야 가능한 일이다.


“독특한 컨셉으로 시작하는 것이기에 저 자신도 기대가 큽니다.
방송뿐만이 아닌, 캠페인 등 사회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부분도 고려중입니다.
앞으로 [DOG TV]가 반려견의 외로움을 달래주는 친구가 되면 좋겠습니다.”


DOG TV(https://www.facebook.com/dogtvkorea)는
현재 CJ헬로비전을 통해서만 시청가능하지만
곧 케이블․위성․IPTV 등 다른 플랫폼으로도 송출할 예정이다.

채널 47번에서 리모컨으로 간단하게 가입하거나
CJ헬로비전 고객센터에 문의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