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한해 동안 쌈짓돈 63억여원 발생사 수익으로 "소유 증명 어려워 재발급 및 환불 안돼"
  • ▲ ▲ 삼성카드 기프트카드.
    ▲ ▲ 삼성카드 기프트카드.



    #. 직장인 박 모(36)

    "지갑을 통째로 잃어버려
    사용 중이던 기프트 카드를 분실했어요.

    재발급을 받으려고 카드사에 전화를 걸었는데
    너무 황당했어요.

    직원은
    무기명이고 소유주가 확실치 않아
    분실신고를 해도 잔액을 돌려줄 수 없고,
    신고 이후 카드를 되찾아도 소용없다고 하더라구요.

    그러면 내 카드에 들어있는 잔액은
    어떻게 되는 거냐고 물었더니

    카드사의 수익이 된다고 하더군요. "


    소비자가 분실한
    선불 충전식 카드(기프트 카드)의 잔액이
    카드사로 돌아가는 규모가
    매년 수십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4일 <유일호> 새누리당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아 공개한
    [선불카드 이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소비자가 분실한 선불카드 잔액이
    13곳 카드 발급 금융사의 수익으로 넘어간 금액만
    63억400여만원에 달했다.


    소비자의 선불카드 잔액을
    카드 발급 금융사가 가져간 금액은
    2009년 5억6,400만원,
    2010년 26억7,100만원,
    2012년 53억9,300만원으로
    5년 새 10배 이상 급증했다.

    지난 2002년 처음 출시된 선불카드는
    상품권처럼 선물로 인기를 끌면서
    카드사에서만 매년 1조원 넘게 팔리고 있다.

    교통카드뿐 아니라,
    최근에는 커피전문점, 백화점, 마트 등에서도
    선불카드를 잇따라 내놓고 있다.

    소유자의 이름이 적힌 선불카드는
    분실신고 후 재발급을 신청하면
    신고 당시 잔액으로 채워 다시 발급해준다.

    하지만 카드사들이 소비자의 쌈짓돈을
    수익금으로 챙기는 것은
    소유자의 이름이 적히지 않은 무기명 선불카드다.

    대다수를 차지하는 무기명 선불카드는
    분실시 자신의 소유였음을 증명하기 어렵다.

    소유권을 증명하는 [공시최고]를
    관보에 공고한 지 3개월 경과 후,
    분실한 카드의 효력을 상실시키는 [제권판결]을 거쳐야 하는 등
    복잡한 절차를 거친 후에야 잔액을 돌려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소비자들이 잃어버린 카드 잔액은
    최종 사용일로부터 5년이 지나면
    발행 카드사로 소유권이 넘어가는 어처구니 없는 상황이 연출되는 셈이다.

    카드업계 관계자는
    환불 불가 이유에 대해 다음과 같이 설명했다.


    "무기명 카드의 경우,
    주인이 바뀔 수 있어
    재발급이나 환불을 해줄 수 없다.

    민형사상의 법률책임,
    민원 등의 소지가 발생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