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상호관세 부과 제외"→"후퇴 없다" 발표관세 우려에 이달 삼성전자·하이닉스 '약세'개인은 "저가 매수 기회" 兆 단위 폭풍 순매수실적·업황 개선 기대감에도 관세 우려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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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행정부의 상호관세 발표 혼선에 투자자들도 혼란을 겪고 있다. 상호관세 부과 제외 목록에 반도체가 포함된다고 밝힌 지 이틀 만에 품목관세 대상에는 해당한다는 새로운 방침을 내놓으면서 시장의 불안이 확산하고 있다. 그간 관세 우려로 국내 반도체 섹터의 주가가 급락하는 가운데서도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대형주를 폭풍 매집했던 개인투자자들도 혼란스러운 모습이다.◆美 "반도체 상호관세 부과 제외"→"후퇴 없다"…오락가락 정책 혼선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관세 정책을 두고 혼선을 이어가고 있다.앞서 미 관세국경보호청(CBP)은 지난 11일(현지시각) 스마트폰과 노트북 컴퓨터, 하드디스크 드라이브, 컴퓨터 프로세서, 메모리칩, 반도체 제조 장비 등은 상호관세 부과에서 제외한다고 공지했다.이번 조치가 삼성전자, 애플, 델, 엔비디아, TSMC 등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블룸버그통신, 월스트리트저널(WSJ)을 비롯한 미국 언론은 전망했다.이같은 발표에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이것이 미국 측이 4월 10일 일부 무역 파트너에 대한 고액의 상호관세를 잠정 중단한 이후 이 정책과 관련해 내놓은 두 번째 조정이라는 점에 주목한다"며 "이것은 미국 측이 일방적 상호관세라는 잘못된 처사를 수정하는 작은 발걸음이라고 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시장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강경 기조에서 한발 물러나 전자제품은 아예 관세에서 면제하는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다.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반도체를 비롯한 전자제품에도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입장을 재확인하며 관세 정책에 후퇴가 없음을 시사했다.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시각)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린 글에서 "지난 금요일(4월 11일)에 발표한 것은 관세 예외(exception)가 아니다. 이들 제품은 기존 20% 펜타닐 관세를 적용받고 있으며 단지 다른 관세 범주(bucket)로 옮기는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우리는 다가오는 국가 안보 관세 조사에서 반도체와 전자제품 공급망 전체를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관세 우려에도 반도체株 저가매수 나선 동학개미, 울까 웃을까주말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스마트폰과 반도체가 제외될 것이라는 발표에 수혜를 기대했던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개인투자자들은 다시 혼란스러운 모습이다.그간 두 반도체 대형주 주가에 관세 부과 우려가 주가에 선반영돼온 만큼 상호관세 부과 대상에서 스마트폰과 반도체 등을 제외 시 삼성전자와 SK하아닉스도 수혜를 누릴 것이란 기대가 확산했기 때문이다.이달 들어 지난 11일까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4.15%, 5.19% 떨어진 바 있다.개인 투자자들은 두 종목의 주가가 내리는 동안 '폭풍 매집'에 나섰다. 이 기간개인 순매수 1, 2위 삼성전자, SK하이닉스로 각각 1조5990억원, 1조4991억원 사들였다.동학개미들은 관세 우려 속에서도 실적 개선과 업황 회복 기대감이 맞물리며 저가 매수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반면 같은 기간 외국인 투자자들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2조1680억원, 2조1067억원어치 순매도했다.증권가에선 그간 반도체 종목들의 주가 낙폭이 커진 만큼 반등 여력도 충분하다는 전망이 나온다.삼성전자는 최근 지난 1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기 대비 9.84% 증가한 79조원, 영업이익은 6조6100억원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증권가 영업이익 컨센서스(4조9613억원)를 약 1조6000억원 웃돈다.이달 말 실적 발표를 앞둔 SK하이닉스도 '어닝 서프라이즈(깜짝 실적)'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인공지능(AI) 열풍에 힘입어 세계 D램 시장에서 매출 점유율 36%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처음으로 1위에 오른 바 있다.실제 반도체 관세 혼선에도 이날 오전 10시10분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전일 대비 각각 2.08%, 0.39% 상승 중이다.최근호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미국 관세 부과 우려로 최근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87배 수준까지 하락했다는 점에서 밸류에이션 매력이 부각됐다"며 "삼성전자의 D램 경쟁력이 향후 점진적으로 개선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저가에서 매수할 기회"라고 평가했다.김록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관세 및 수요 불안에 의한 부정적인 영향은 관련 업종 모두 있을 수밖에 없다"면서도 "메모리반도체는 공급이 제한돼있다는 측면에서 여타 업종보다 가시성이 높은 업종일 가능성이 커 단기 과락을 SK하이닉스의 투자 비중 확대의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다만 트럼프 행정부가 반도체에 대한 품목 관세를 예고한 부분은 향후 주가 전망의 불투명성을 키우는 요인이다.황수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시장참여자들의 최초 해석은 반도체 및 주요 품목 관세를 면제해준다는 것으로 해석했으나 러트닉 상무장관의 발언으로 인해 시장 참여자들의 혼란이 가중됐다"며 "이 부분에 대한 명확한 해설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