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보잉사 787-9 드림라이너 여객기 인도일정 연기미국 여행·유학 자제 권고…"미국손님은 봉사료 104%"아이폰·테슬라·코카콜라·나이키 등 美브랜드 불매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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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되는 가운데 중국 항공사인 지샹항공이 미국 보잉사의 787-9 드림라이너 여객기 인도 일정을 무기한으로 미뤘다. 당초 3주내로 인도받을 예정이었던 약 1억2000만달러(한화 약 1700억원) 상당의 항공기다.13일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이같은 내용을 보도하며 중국 내부에서는 민간 차원의 '반미 소비' 운동이 활발해지고 있다고 전했다.앞서 중국 재정부는 "중국이 (미국을 겨냥해 부과한) 고율 관세로 인해 미국산 제품이 향후 중국 시장에서 수용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트럼프 행정부가 올해 들어 중국에 부과한 누적 관세율을 145%에 달하며 중국 역시 이에 맞서 미국산 제품에 125%의 보복 관세를 매겼다.미중 관세전쟁이 본격화하는 가운데 최근 중국 정부가 미국 여행과 유학 자제를 권고하고 나서는 모습이다.중국의 일부 가게 앞에는 미국인 손님을 배척하는 안내문이 붙었다. 우한의 한 식당은 "오늘부터 미국인 손님에게 봉사료를 104% 더 받는다"라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를 걸었다.중국 소셜미디어 웨이보에서는 중국의 당구장과 술집, 보석 판매점 앞에 반미 문구가 적힌 안내문이나 포스터가 붙은 사진이 올라왔다. 중국 남방 지역의 한 신발 제조업자는 더우인에 올린 영상에서 "앞으로 미국 사업 파트너들과 거래하지 않겠다"면서 "사업에서 돈을 버는 것보다 중요한 건 애국"이라고 말했다.중국 소셜미디어에서는 '미국 브랜드 불매 운동'이 확산 중이다. 코카콜라, 아이폰, 테슬라, 피자헛, 맥도날드, 스타벅스, 나이키 등 미국 기업 제품들이 불매 대상으로 거론되고 있으며 이들을 대체할 중국 브랜드들도 함께 소개되고 있다. 일부 인플루언서들은 자신이 사용하는 제품을 중국 브랜드로 교체하겠다는 '애국 소비 선언'을 릴레이 형식으로 이어가고 있다.이같은 분위기 속에서 중국 주요 유통 기업들은 수출 의존도가 높은 제조업체들을 위해 내수 판로 확대에 박차를 가하는 모습이다.CCTV에 따르면 징둥(京東)은 향후 1년동안 2000억위안(약 39조원)을 들여 수출 기업들의 상품을 대규모 매입하겠다고 밝혔다.알리바바 계열 신선식품 플랫폼 허마셴성은 '24시간 초고속 입점' 창구를 개설해 수출길이 막힌 기업들의 판로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핀둬둬는 향후 3년 동안 중소기업에게 '1000억위안(약 19조6000억원) 보조금'을 지원하겠다고 했고 전국 700곳이상의 매장을 보유한 대형마트 체인 융후이는 재고 부담이 큰 수출 기업의 상품을 15일 내 매대에 올리겠다고 발표했다. 이 회사는 이미 코스트코, 샘스클럽 등 미국 대형 유통망에 납품하던 70여 곳의 중국 공급사와 구매 협상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중국의 기계·섬유·경공업·의약·화학·농축산품 등 5대 수출 품목 관련 업계는 공동으로 '내수 확장' 공동 선언을 발표했다.중국의 민간·기업 등이 앞다퉈 '반미 소비' 운동을 벌이는 가운데 정부도 금리 인하, 지급준비율 조정, 국채 발행 확대 등을 통해 내수를 부양하려는 의지를 비치면서 미중 관세전쟁은 강대강 국면을 맞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