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이용편의성 미흡, 장년층 이용자 '제자리''악성 앱' 무서워 이용 꺼려
  • ▲ 스마트폰뱅킹의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음에도, 실제 이용률은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 스마트폰뱅킹의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음에도, 실제 이용률은 제자리걸음을 보이고 있다. ⓒ 연합뉴스


    시중 은행들의 미래 먹거리 '스마트폰뱅킹'이 젊은층의 전유물로 머무는 등 시장 확대에 문제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스마트폰뱅킹은 저금리 기조가 길어지면서 수익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들이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인식하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시장이다. 실제로 불과 4년 만에 3000만명이 넘는 고객이 가입했으며 올 상반기 중엔 4000만 명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시장 규모가 커지고 있지만, '덩치만' 커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가입자에 비해 이용률이 크게 떨어지고 있어서다.
 
금융 업계 전문가들은 이용자가 젊은 층에 몰려 있다는 점을 꼽는다. 스마트폰 사용이 서툰 5~60대는 사용이 힘들어 이용률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여기에 보안시스템이 취약해 이용을 꺼리는 가입자도 적지 않다.

◇ 스마트폰뱅킹 활성화? "5~60대 잡아라!"

현재 스마트폰뱅킹 사용자의 3분의 2 가량은 2~30대다. 이는 스마트폰에 익숙치 않은 5~60대의 경우 스마트폰뱅킹을 거의 사용하고 있지 않다는 의미다.

17일 기업 경영성과 평가사이트 CEO스코어에 따르면 한국은행의 인터넷뱅킹서비스 이용현황을 보면 국내 17개 은행의 스마트폰뱅킹 이용률은 평균 57%로 나타났다. 이는 전년도 53%보다 3%포인트 상승한 수치지만 2011년과는 동일한 수준이다.
 
가입자가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것에 비해 이용률은 거의 제자리걸음 수준이다. 또 나머지 43%는 가입만 해놓고 실제로 이용은 하지 않는 '유령가입자'인 셈이다.

지난 3년간 스마트폰뱅킹 가입자가 1035만명에서 3718만 명으로 3.6배나 늘어났지만 실제 이용 확대로는 이어지지는 못했다는 의미다.

이처럼 스마트폰뱅킹 이용률이 제자리걸음 하는 것은 '5~60대 장년층의 편의성 미확보'가 최우선으로 꼽힌다.

스마트폰뱅킹 고객 중 50대 이상 장년층이 차지하는 비중이 늘고 있지만 시스템은 아직 이들이 이용하기에 불편한 점이 많다. 이에 한국경제의 핵심인 50대의 비중을 끌어올릴 수 있는 시스템 개선이 요구된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스마트폰 보급률이 높아지면서 스마트폰뱅킹 이용도 전 연령층으로 확산되는 추세"라며 "당초 스마트폰뱅킹 서비스 자체가 스마트폰 주요 사용자인 20~30대에 맞춰 개발됐지만, 현재는 중장년층이 편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은행들도 영업점을 방문하는 고객 중 중장년층에게 가입안내를 적극적으로 진행하며 다양한 이벤트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상태"라고 전했다.

◇ 해킹 때문에 불안… 보안 대책 마련돼야

은행 보안시스템에 대한 불신도 이용률 증가를 억제하는 요인 중 하나다. 

단적인 예로 스마트폰뱅킹 공인인증시스템만 하더라도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다.
 
한국인터넷진흥원 자료에 따르면 공인인증서 유출 사고는 2012년 8건에서 2013년 말 7633건으로 954배나 증가했다. 또 유출사고의 90% 가량인 6856건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를 이용하는 스마트폰에서 발생했다.

게다가 공인인증서가 스마트폰에 파일로 저장되기 때문에 악성코드를 이용해 접근 및 탈취가 쉬운 반면, 한번 입력된 개인정보는 쉽게 지울 수 없다는 점도 스마트폰뱅킹을 꺼리게 만드는 요인으로 지적된다.

특히 이같은 개인정보는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거나 단말기를 초기화해도 복구가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스마트폰 이용자의 93% 이상이 안드로이드 운영체제 제품을 이용하고 통상 2년에 한 번씩 스마트폰을 교체하고 있는 만큼 시스템 개선이 시급한 셈이다.

이 가운데 은행 애플리케이션을 사칭한 악성 앱의 등장 등 신종 해킹수법이 급증하는 것도 스마트폰뱅킹 확산을 지연시키고 있는 요소다.
 
문자메시지로 악성애플리케이션을 설치하도록 유도한 후, 기존 뱅킹 애플리케이션에 악성코드를 심어 스마트폰뱅킹 도중에 돈과 개인정보를 빼가는 수법이 활개 치면서, 이용자들이 안심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이 같은 보안문제로 인해 이용객들은 자금이체처럼 돈이 오가는 서비스는 보다는 단순 조회서비스를 주로 이용하고 있는 실정이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스마트뱅킹 조회서비스는 1957만건 이용된 반면, 자금이체 등 금융서비스는 201만건으로 10분의 1을 약간 웃도는 데 그쳤다.

은행에 가지 않고도 화면터치 몇 번 만으로 업무를 볼 수 있다는 편리성에도 불구하고 보안문제로 인해 제한적으로만 이용되고 있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