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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적 저비용항공사(LCC)들이 해외노선으로 시장을 넓힌 지 20일이면 만 5년이 된다. 저렴한 가격으로 외국으로 떠나는 항공여행이 대중화되면서 LCC의 국제선 시장점유율은 5년간 9%대로 급증했지만 향후 국제선 노선 확대가 최우선 과제로 떠올랐다.
19일 제주항공이 발표한 '국적 LCC 해외취항 5주년'에 따르면 국제여객은 2009년 3351만3566명에서 지난해 5098만6891명으로 52.1%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적 LCC를 이용한 승객은 2009년 16만3975명에서 지난해 490만9641로 무려 30배 가까이 늘었다.
같은 기간 LCC 시장점유율은 0.5%에서 9.6%로 9.1% 늘어나 올해는 10%대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2009년 3월 국내선에 취항한 제주항공은 2년9개월 만에 인천과 일본 오사카를 잇는 국제선 정기노선을 처음으로 개설했다. 뒤를 이어 2009년 진에어가 인천~방콕 노선에 첫 정기노선을 개설했고, 에어부산·이스타항공·티웨이항공 등의 국제선 진출이 이어졌다.
현재 5개 국적 저비용항공사가 취항하는 곳은 일본, 중국, 대만, 태국, 필리핀, 말레이시아, 캄보디아, 라오스, 미국령 괌 등 모두 9개 나라 29개 도시에 이른다.
업계 관계자는 이 같은 성장에 대해 "항공여행이 대중화되면서 국민들이 기내식이나 마일리지 제공 등 부대서비스 보다는 '원하는 시간에 원하는 목적지까지 안전하고 편리하게 여행한다'는 항공서비스의 본질을 더 중요하게 판단하는 소비심리 변화가 LCC 성장에 중요한 요인이 됐다"고 평가했다.
2013년 말 국토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제주항공과 진에어가 취항하는 괌노선은 두 회사의 점유율이 55%를 기록, LCC의 대표적인 노선이 됐다. 인천기점 오사카와 후쿠오카도 각각 20%와 26%의 비중을 차지하는 주요 LCC 노선이 됐고, 에어부산이 취항하는 김해~필리핀 세부노선도 56%의 높은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해 10월 항공자유화가 된 인천~홍콩 노선의 경우 LCC 취항 제한으로 상대적으로 8%의 낮은 점유율을 기록했지만, 업계에서는 항공자유화 영향으로 LCC의 신규취항이나 증편이 급속도로 이뤄질 것으로 기대했다.
국내선이 사실상 포화에 이른 점을 감안할 때 국적 저비용항공사들에게 향후 원가경쟁력 확보와 노선확대 등 규모의 경제 실현이 가장 큰 과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상대적으로 낮은 원가구조를 실현해야 하는 LCC의 경우 기존 대형 항공사보다 낮은 운임으로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 이를 위해 연료비 등 변동비용의 절감은 물론 항공기 도입비용과 각종 보험, 조종사, 정비사 등 전문인력 양성에 필요한 교육비 등 전체원가에서 40% 안팎의 비중을 차지하는 고정비용을 효율적으로 분산시켜야 한다.
LCC가 고정비용 분산을 위해서는 항공기를 보다 효율적으로 가동시킬 수 있는 노선 확보와 기단을 확대해 단위비용을 낮춰야한다. 항공기 도입비용을 100으로 볼 때 시간당비용이 10시간 운항시 10만원이지만 12시간 운항시 8만3000원으로 절감된다.
이에 성장의 동력을 국제선에서 찾아야하지만 일본과 동남아시아 지역에 집중된 노선구조로는 성장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는 것이 LCC업계의 설명이다. 매년 여행객이 폭발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중국 시장의 경우 한반도에서 가장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다는 장점을 전혀 살리지 못하고 있다.
지난 12일 2011년 이후 3년 만에 열릴 예정이던 한국과 중국의 항공회담이 말레이시아 항공기 사고를 해결해야 하는 중국 측의 요청으로 잠정 연기되면서 중국 노선 확충에 대한 국적 LCC의 기대도 수포로 돌아갔다.
저비용 항공사 관계자는 "흔히 운임과 서비스를 놓고 국적 LCC와 자주 비교하는 유럽의 라이언에어가 EU 역내에서 자유롭게 취항할 수 있는 항공자유화를 밑거름 삼아 300여대의 항공기로 29개 나라 180개 도시에 하루 1600여 회를 운항하고 있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