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유출 사태 이후 비대면채널 침체보험대리점 반사이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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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 잇따른 정보유출 사태로 전화영업(TM)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면서 보험대리점의 위상이 높아지고 있다.

    4월부터 개인정보 보호를 위해 '비대면채널 가이드라인'이 시행돼 보험사 신규 영업의 큰 비중을 차지하는 TM 영업 환경이 악화됐다. 전화 영업이 1일 1회로 제한되고 고객에게 문자메시지와 이메일을 보낼 수 없게 됐다.

    이로 인해 대면채널인 보험대리점(GA)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15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현재 전국에 법인 대리점 4400여개, 개인 대리점 3만개 가량이 영업 중이다.

    글로벌에셋코리아, 프라임에셋 같은 대형GA의 경우 소속 설계사만 1만명을 넘어섰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2월 글로벌에셋코리아의 월납초회보험료는 21억7000만원이었다. 라이나생명(27억원), 동부생명(20억원), 하나생명(20억원) 등 보험사와 비교해 결코 밀리지 않는 수치다.

    월납초회보험료란 매월 일정 금액의 보험료를 내기로 한 보험계약의 첫 달 보험료를 뜻한다. 보험 판매력을 측정하는 중요한 잣대로 쓰인다.


    영향력 막강해진 보험대리점

    GA가 시장에서 미치는 영향력도 커지고 있다.

    2007년에는 손해보험 신규계약 중 11%, 생명보험 신규계약 중 8.5%가 보험대리점을 통해 이뤄졌지만 2012년에는 손보 계약의 23.5%, 생보 계약의 16.6%가 GA에서 이뤄졌다.

    국내 보험사의 판매채널은 크게 4가지로 분류된다. 보험사 소속 설계사를 통한 대면채널과 텔레마케터를 활용한 비대면채널(TM), 은행을 통해 보험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 보험 판매대리점인 GA다.

    GA는 한 보험회사에 속하지 않고 여러 보험회사와 제휴를 맺고, 보험상품을 파는데 보험회사로부터 판매한 보험상품에 대한 수수료를 받는다.

    GA 업계에 따르면 4가지 채널로 대표되는 보험사의 판매채널 중 비대면채널인 TM채널은 앞으로 시장에서 큰 영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분석됐다. 카드 3사의 정보유출 사태 이후 직격탄을 맞았기 때문이다.

    GA가 보험사 못지않은 판매력을 갖게 된 배경에는 다양한 보험사 상품을 '비교판매'할 수 있는 장점도 있다. 한 보험사의 상품만을 소개하는 기존 TM보다 고객의 선택폭이 넓다.

    몇 년 전부터 금융당국에서 '제판분리'에 대해 관심을 갖기 시작한 것도 한 몫 한 것으로 보인다. 제판분리란 영국과 미국 등 보험선진국에서 많이 활용한 전략으로 제조는 보험사가 담당하고 판매는 대리점이 담당하는 것을 말한다.


    보험사들, GA에 큰 관심

    국내 보험사들도 대세로 떠오른 GA에 큰 관심을 두고 있다.

    동부화재는 지난 1월 28일 자회사형 보험대리점인 '동부금융서비스'를 설립했다. 미래에셋생명도 최근 자회사형 보험대리점인 '미래에셋 금융서비스'를 설립했다.

    메리츠화재(2009년 12월 설립), AIG손해보험(2012년 7월), 라이나생명(2012년 10월) 등도 자회사형 보험대리점을 설립해 운영 중이다.

    자회사형 보험대리점은 소속 보험사 상품을 주로 판매하는 형태로 운영된다.

    자회사형 보험대리점을 운영하지 않은 회사들도 저마다 보험대리점 채널 확대에 나섰다.

    농협생명은 지난 3월 대형 보험대리점인 프라임에셋과 제휴를 맺고 5월 12일부터 프라임에셋이 농협생명의 보험 판매 영업을 하도록 했다. 농협생명은 현재 104개 보험대리점과 제휴하고 있다. 현대해상도 지난 1월 보험대리점 채널 전담 본부인 'AM본부'를 신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