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 전문가 해양안전종합대책으로 'e-Nav' 강조
  • ▲ 국제해사포럼 참가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 국제해사포럼 참가자들이 세월호 희생자들을 위한 묵념을 하고 있다ⓒ

     


    '납처럼 굳은 표정들과 굳게 다문 입...'
    300여명이 참석한 자리라곤 믿을 수 없을 만큼 정적이 가득했다.
    23일 서울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제8회 서울 국제 해사포럼의 모습이다.

     

    해사 분야 국제기구의 수장을 비롯해 유럽 해사안전청장 등 외국 정부의 해사안전기관 대표와 국내외 산업계·학계 전문가 등 300여명의 참가자들은 세월호 침몰사고 희생자들에 대한 묵념으로 포럼을 시작했다.당초 해수부는 국제해사기구(IMO) 등과 공동으로 마련한 이날 포럼을 계기로 '해양사고를 줄이고 30조원의 국제시장을 노리겠다'는 의욕적인 청사진을 밝힐 예정이었다.

     

    하지만 세월호의 참사 앞에 모두들 망연자실, 제대로 일손을 잡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국내외 전문가들은 빈발하는 해양사고를 획기적으로 줄이기 위해서라도 `e-내비게이션'사업을 적극 추진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 ▲ 이내비게이션 시연 모습ⓒ제공=해수부
    ▲ 이내비게이션 시연 모습ⓒ제공=해수부

     


    ◇`e-내비게이션'이란

     

    'e-내비게이션'은 첨단 정보통신기술을 활용해 선박에서는 전자해도를 기반으로 항법시스템을 표준·자동화하고 육상에서는 관제·모니터링으로 선박 운항을 원격 지원하는 차세대 해양안전종합관리체계다.
    육상의 첨단 장비와 통신망을 활용해 선박 운항자가 안전하게 항해할 수 있도록 의사 결정을 도와준다.

     

    통상 해양사고의 65%는 인적과실이 원인인 것으로 집계된다. 인적과실 사고의 80%는 항해사의 집중도가 떨어지거나 잘못된 의사 결정을 했기 때문에 일어났다. 이는 당직인원이 줄어 업무부담이 커지고 복잡한 항해시스템 때문에 주의가 분산된 탓이다.

     

    이런 분석결과를 바탕으로 IMO는 이내비게이션을 해양사고 감소를 위한 근본 대책으로 제시했다.
    IMO는 2018년 국제항해 선박의 전자해도 사용을 의무화하는 등 이내비게이션 관련 제도를 단계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다. 규제를 강화하고 항해사 교육훈련 체계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는 항해사의 업무 부담과 주의 분산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연구 결과가 배경에 있다.

     

  • ▲ ⓒ제공=해수부
    ▲ ⓒ제공=해수부

     

    이내비게이션은 항해사가 항해에만 집중할 수 있는 선박 시스템을 만들고 육상에서는 항해사의 의사결정을 지원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특히 이내비게이션이 도입되면 선박 사고가 났을 때 해상교통관제센터에서 근처 선박의 위치를 파악해 구조를 요청할 수 있다. 위치를 파악하기 어려운 어선도 이내비게이션 단말기를 장착한 경우 관제센터에서 위치를 확인할 수 있어, 구조 활동 참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대형 유조선 등의 경우 상대적으로 위치 파악이 용이하지만 큰 선박은 현장에 빠른 접근이 어려워 구조에는 어선이 유리하다. 3월 제주 해상에서 일어난 어선 화재도 통신장비가 고장나 조난 신고를 하지 못했지만 이내비게이션은 이 같은 경우에도 관제센터에서 선박 위치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 ▲ 이내비게이션을 통해 선박충돌을 피하는 모습ⓒ제공=해수부
    ▲ 이내비게이션을 통해 선박충돌을 피하는 모습ⓒ제공=해수부

     

    이내비게이션은 선박 충돌 사고를 피할 수 있도록 상대 선박과의 의사소통을 도와주기도 한다. 음성통신(VHF)으로 상대 선박을 제때 호출하기 어려울 경우도 있지만 이내비게이션 시스템에서는 항로를 변경해 상대편에 전송할 수 있다. 또 이내비게이션은 선박에서 출발지와 목적지를 입력하면 육상 관제센터에서 선박의 크기와 속력 등 특성에 맞는 최적 항로를 분석해 제공하는 기능도 갖추고 있다.


    ◇한국형 e-내비게이션

     

    해양수산부는 2018년 서비스 개시를 목표로 IMO가 제시한 개념에 어선과 소형선 지원을 특화한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개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한국형 이내비게이션 개발 사업을 통해 해양안전을 강화하고 향후 세계시장의 20%를 선점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해수부는 한국이 세계 1위 조선기술 보유국가이자 IT 강국, 세계 10대 해운국으로서 이내비게이션을 선도할 조건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해수부 관계자는"기자재, 통신, 해상 콘텐츠 등 간접 시장까지 포함하면 앞으로 10년간 시장 규모는 120조원에 이르고 직접 시장은 30조원 정도일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그 가운데 20%를 한국이 선점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이날 포럼은 세월호 참사로 인해 다소 빛이 바랬지만 각 국의 전문가들은 이럴때일수록 해상사고 예방을 위한 차세대 종합시스템 구축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며 그 일환으로 거듭 e-내비게이션을 강조했다.

     

  • ▲ ⓒ제공=해수부
    ▲ ⓒ제공=해수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