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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경찰청수사본부는 17일 "권고 항로를 벗어난 무리한 변침으로 인해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보인다"는 입장을 밝혔다.
해경수사본부는 선장 이모씨 등 핵심 승무원을 밤새 조사한 결과 급격한 '권고 항로' 이탈과 '무리한 변침'이 침몰 원인으로 추정된다는 잠정 결론을 내렸다.
권고항로란 해경의 항로 심사를 거쳐 해수부로부터 내항면허를 받은 항로를 말하며 해운업계에서는 대부분 이같은 해운조합의 추천항로를 지키고 있다.
변침(變針)이란 여객선에서 항공기 운항 등에서 주로 사용하는 용어로 항로를 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해경은 세월호가 이전 항로에서 약간 벗어난 상태에서 운항을 하다 사고지점 인근에서 무리하고 급격한 방향 전환을 시도했으며 이때 선체에 결박한 화물이 풀리고 한쪽으로 쏠리면서 여객선이 중심을 잃어 순간적으로 기울어 진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그러나 세월호 선장 이모씨는 여객선 침몰 원인에 대해 "정확히 모른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본부는 세월호 승무원 9명을 목포해경으로 소환해 사고 당시 상황과 승객 대피 및 운항 안전규정 등을 준수했는지를 조사했으며 승객 대피가 지연된 이유, 승객보다 먼저 탈출한 의혹 등에 대해서도 이틀째 집중 조사를 벌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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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해경 수사와 목격자들의 진술에 따른 선장 이모씨의 황당한 행각이 속속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해경에 따르면 선장 이씨는 신고 접수 40여분 뒤인 오전 9시 30분쯤 탑승객보다 먼저 탈출한 것으로 드러났다. 일부 탑승객은 선장이 탈출을 위해 갑판에서 대기하는 모습을 봤다고 증언했으며 그는 가벼운 찰과상만 입은 후 진도 한국병원으로 이송돼 치료를 받았다.
이씨는 치료 도중 신분을 묻자 "나는 승무원이라 아는 것이 없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씨는 세월호 탈출 후 자신의 젖은 지폐를 말리는 등 상식밖의 행동까지 벌인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17일 전남 목포해양경찰서에 2차 소환 조사를 받으며 "승객과 피해자, 가족 등에게 죄송하다"고 뒤늦게 사과했다.수사당국은 탈출한 선장에 대해 '선박매몰죄'를 물을 수 있을지 검토하고 있다.
해양경찰청 고명석 국장은 "선장이 선박을 침몰시킨 혐의가 있다면 형법상 선박매몰죄에 해당한다"며
"세월호의 선장에게 이 혐의가 적용될 지는 수사를 해봐야 알 수 있는 부분"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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