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 눈높이 3대 실천 운동 지켜통로 확보로 쾌적한 시장 공간 만들어쿠폰 발행…상인학교 열어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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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 상인들은 물건을 가게 앞으로 빼놓기 일쑤다. ‘소비자들 눈에 잘 띄어야 팔 수 있다’는 생각에 경쟁적으로 물건을 내놓고 판매하는 것이다. 앞 가게, 옆 가게 상인들끼리 벌이는 자리싸움도 비일비재. 그 피해는 고스란히 고객들에게 돌아간다.
걷기에도 비좁은 골목을 요리조리 피해가며 쇼핑해야 하기 때문이다. 구로구 730번지에 위치한 남구로시장은 ‘고객선 지키기’로 고객을 끌어 모은 시장으로 유명하다.
하재윤 상인회장은 “우리시장은 정말 깔끔하다. 차들이 지나다녀도 될 정도로 통로가 넓어 보기에도 시원하다. 통로가 넓어진 만큼 고객도 늘어놨다”고 자랑했다.
“처음에는 점포마다 일일이 찾아가 선 안으로 물건을 배치하라고 설득했죠. 그런데 수십 년간 해오던 게 한 번에 바뀌진 않잖아요. 한 사람이 선을 어기면 다른 상인들도 순식간에 물건을 내놓았죠.” 초기에 마찰을 겪기도 했지만 상인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하면서 시장은 바뀌기 시작했다.
하 회장은 “우리시장은 고객 눈높이에 맞춰 3대 실천 운동을 시행하고 있다”고 했다. ‘친절서비스, 청결위생, 믿음주기’ 3가지다.
“상인들이 볼 수 있게 시장 한가운데에 현수막을 달아놨습니다. 웃으며 인사하기, 손님과 다투지 않기, 고객선 잘 지키기, 공용 쿠폰 드리는 것이 친절 서비스이고요. 청결문제는 월 1회 대청소를 하고 있습니다. 봉투, 돈에 침 묻히지 않게 하고 있고요. 상점 정리정돈은 필수 겠지요. 고객들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부분에서는 원산지 가격을 표시하고 있고 카드나 상품권 잘 받기, 양심을 가지고 일하자라고 항상 강조하고 있습니다.”
남구로시장은 농‧축‧수산물 외에 식료·반찬, 의류, 패션잡화, 떡·방앗간, 각종 공산품, 마트 등 다양한 품목을 좋은 품질과 저렴한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시장다운 시장이 되었으면 합니다. 시장은 물건을 팔고 그 물건을 사려는 사람이 가장 중요합니다. 좋은 품질의 자부심으로 팔고 신뢰를 살 수 있는 곳이 진짜 시장입니다. 마트와 상대하려면 저렴한 가격의 좋은 품질의 상품을 판매하는 것이 당연한 일 아니겠습니까. 한 달에 한번 파격세일을 하고 있습니다.”
상인회는 자체적으로 공용쿠폰을 발행하고, 상인교육 등을 열며 시장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기 시작했다.
“힘이 들수록 우리는 작은 일이라도 생기면 무조건 모였어요. 상인회 임원들도 꼼꼼하고 의견수렴도 잘 되고 회의 자체가 원만하게 진행됐죠. 자주 대화를 하다 보니 상인들도 저희를 믿고 잘 따라주더라고요.”
남구로시장은 전통시장의 고질적인 문제인 ‘주차난’ 해결을 눈앞에 두고 있다. 오는 6월 지하주차장이 착공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6월은 더 바빠질 것입니다. 우리가 쭉 끌고 갈 수 있는 상인대학도 열어야 하고요. 시장 입구에 미완성인 아케이드도 완공시킬 계획입니다. 조그만 상인회이지만 팀별로 체계가 잘 잡혀있어 다른 시장에서 부러워합니다. 발 빠르게 새로운 제도를 도입해 더 성장하는 시장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