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원 15% 축소 및 30% 보직이동 이어 사실상 팀장급 등 하부조직 지각변동 예고


GS칼텍스가 임원 15% 이상을 축소하고 30%에 대한 보직 이동을 단행하는 등 대규모 조직 개편을 담은 구조조정에 나섰다. 통상적으로 매년 11월 임원 인사를 단행하는데 반해 이번 인사의 경우 회기중에 갑작스레 이뤄져 이례적이라는 평가다.

문제는 상부조직이 갑작스레 예고 없이 큰 폭으로 흔들린 만큼, 팀장급을 중심으로한 하부 조직에 대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현재 팀장급의 경우 임원보다 더 많은 30% 정도가 구조조정 대상이라는 이야기가 흘러나오고 있을 정도다.

GS칼텍스가 이처럼 인위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한 것은 창사이래 처음이다. 그만큼 정유업계가 어려운 상황에 직면해 있다는 것을 방증한다.

23일 GS칼텍스에 따르면 석유화학사업본부와 윤활유사업본부를 1개 본부로 통합하고, 경영지원본부를 폐지하는 등 기존 임원 단위 조직 및 임원 수를 각각 15% 이상 축소했다.

하지만 우이산호 충돌 사건에 따른 기름유출과 세월호 등 사회적 분위기를 반영해 '안전·환경'분야는 한층 강화했다.

이번 인사를 살펴보면 '통합', '축소', '폐지', '경질' 등을 이유로 총 9명의 상무, 전무, 본부장급이 자리를 잃었다.

우선 조직 통합부문을 살펴보면 허동수 회장 장남인 허세홍 부사장이 맡고 있는 석유화학사업본부가 윤활유사업본부를 흡수한다. 이에 따라 PX(파라자일렌) 시황 악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석유화학부분에 힘을 실어줄 수 있게 됐다. 사실상 GS칼텍스가 허 부사장 구하기에 나섰다는 평가다. 허 부사장은 싱가포르 법인장을 거쳐 여수공장 생산기획 부문장에 이어 현재 석유화학본부장을 맡고 있다.

경영지원본부의 경우 경영지원실로 축소된다. 그동안 경영지원본부를 맡아 왔던 김명환 본부장은 경영지원실과 함께 안전·환경 관련 업무를 총괄하는 CSO(Chief Safety Officer)를 겸직하게 된다.

CSO는 CEO 직속으로 운영되며 향후 안전진단센터를 보강하고 비상대응팀을 추가로 설치키로 했다.

이와 함께 인재개발실이 부문으로, 인재개발실 내 변화지원부문은 사라졌다. 그동안 변화지원부문은 '식스시그마(6 SIGMA)'를 담당해 온 곳으로 사실상 팀장 및 임원 인사에 중추적인 역활을 해왔던 제도가 사라지게 된 셈이다.

'6 SIGMA'는 원래 품질, 불량률제로, 원가절감, 새로운 아이디어창출, 공정시스템 효율적 개선 등을 목적으로 탐구하는 프로그램이지만, 너무 학문적인 부분에 치우치게 되면서 너무 고집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

여수공장의 대외협력실 역시 전무급을 중심으로 생산지원공장장 직속으로 흡수 됐으며, 우이산호 사건 수습을 위한 TF에도 전무급과 상무급이 보직 이동돼 맡게됐다.

이뿐만이 아니다. 갈수록 어려워지는 정유영업부문에 대한 경질성 인사도 이뤄졌다. 그동안 역마진에 시달려 왔던 정유영업본부의 경우 부사장급에서 전무급으로 교체됐으며, GS칼텍스의 유일한 여성 임원도 자리를 떠나게 됐다.

업계 한 관계자는 "최근 GS칼텍스가 대대적인 구조조정에 나서는 등 정유업계의 어려움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다"면서 "특히 GS칼텍스의 경우 영업환경이 어려워 지면서 직영주유소를 대폭 줄이는 등 이번 임원 구조조정에 이어 팀장급 이하 하부조직에 대한 추가적인 구조조정이 이뤄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