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연구원장들 "세계경제 어렵고 내수 경기 회복 더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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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요 민관 경제연구원장들이 하반기 한국 경제에 대해 비관적인 전망을 내놓았다.이들은 한국의 경제 성장률을 하향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대외적 요인(중국 경제의 경착륙 및 미국의 금리 인상, 환율)과 대내 변수(소비·투자 부진 등) 모두가 한국 경제에 불리하게 작용한다는 것이 경제연구원장들의 판단이다.김준경 한국개발연구원(KDI) 김준경 원장, 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 윤창현 금융연구원 원장, 김정식 한국경제학회 회장,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 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김주형 LG경제연구원 원장 등 주요 7대 경제연구원장은 2014년 하반기 경제 전망에 대해 이 같이 내다봤다.김준경 KDI 원장은 “민간 소비 회복이 빠르게 진행되기 어렵고 중국 경제의 경착륙과 미국의 예상보다 빠른 금리 인상 등 악재가 급격되고 있다”며 “성장률 전망치를 추가로 낮춰야 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5월말에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3.9%에서 3.7%로 낮춘 국책연구원 KDI가 추가 하향조정 가능성을 경고한 것이다.이일형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원장은 “대부분 연구원이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을 3.6%로 전제하고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냈는데, 세계 경제 성장률은 이보다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분석했다.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 원장은 이미 올해 성장률을 3.4%로 하향조정했다. 종전 예상치인 3.5%보다 0.1%포인트 하향조정한 수치다.하반기 성장률은 3.1%로 예상했다. 상반기 성장률 예상치인 3.6%보다 0.5% 포인트 낮아진 셈이다.권 원장은 “한국경제가 경기 회복과정에서 일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프트패치(soft patch)가 아닌 더블딥 초입으로 들어설 수 있다”고 설명했다.하태형 현대경제연구원 원장 역시 비관적인 전망을 내놨다. 그는 “세월호 충격이 완화되더라도 올해 민간소비는 경제성장률을 크게 하회할 것”이라며 “기존에 3.8%로 설정한 성장률 전망치를 조만간 하향 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LG경제연구원 역시 수출 회복 지원과 소비 부진을 이유로 경제성장률을 하향조정을 검토 중이다.하반기 경기를 가늠할 수 있는 3대 관전 포인트를 꼽아달라는 질문에 연구원장들은 중국 경제의 경착륙 및 미국의 금리 인상, 일본의 소비세 인상, 유로존의 양적 완화 등 세계 경제 변수를 들었다.전세계 교역량이 줄어든 상황에서 특히 한국의 최대 교역국인 중국의 부진이 계속되는 경우를 연구원장들은 특히 우려했다. 이 경우 한국 경제의 유일한 엔진인 수출마저 훼손될 수 있기 때문이다.원·달러 환율이 세자릿 수로 진입하는 원화 강세 현상에 대해서도 연구원장들은 우려를 드러냈다.다만, 대다수 연구원장은 원화 강세 현상이 일정 부분 지속되겠지만 하반기를 기점으로 약화될 것으로 예상했다.윤창현 금융연구원 원장은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가 종결될 것으로 예상되는 10월을 기점으로 외환시장에도 변화의 흐름이 나타날 것”이라고 관측했다.연구원장들은 민간소비와 투자로 집약되는 내수 부진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명했다.연구원장들은 “단기적으로는 세월호 참사로 인한 내수 부진 국면에 벗어날 것”이라면서도 “소득 감소 및 양극화, 기대수명 증가, 가계부채, 교육·주거비 부담, 부동산 등 자산소득 감소, 투자 불확실성 등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는 방안이 마련되기 어려운 만큼 소비 회복은 기대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금융연구원과 한국경제연구원, LG경제연구원, 현대경제연구원 등 4개 기관은 “필요하다면 금리를 인하하거나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에 나설 필요성이 있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