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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우리금융의 주주가치 제고에 관한 시장 기대감이 높은 가운데 제고 실현 가능성이 낮다는 증권가 전망이 제기됐다. 배당금 문제, 자사주 매입 등에 발목이 붙잡혔다.
17일 최정욱 대신증권 연구원은 "예금보험공사는 공적자금 회수 차원에서 대규모 배당금 지급을 원하겠지만 소액주주와 배당과실을 동일하게 향유해야한다"며 "자사주 매입의 경우 역시 자본비율 가능성을 예단하기 어렵다"고 관측했다.
전일(16일) 우리금융[053000] 주가는 주주가치 제고에 대한 시장기대감을 반영하며 장중 한 때 연중최고점인 1만3000원을 기록했다. 17일 오후 2시 현재는 1만2800원으로 약보합권에 머물러있다. 우리은행 민영화 발표가 시장 기대감을 끌어올렸다는 분석이다.
지난달 22일 인적분할 후 존속법인 우리금융은 우리은행, 우리카드, 우리종금 등 기타 자회사와의 합병을 통해 은행으로의 전환이 예정돼있다. 은행 형태로 매각하기 위해서다. 민영화 발표는 오는 23일 금융위원회를 통해 이뤄질 예정이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번 매각은 지분 30%를 인수할 그룹과 지분 10% 미만을 인수할 그룹으로 나눠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지분 30% 인수그룹은 일반경쟁입찰방식, 나머지 지분은 희망수량경쟁입찰방식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다.
그간 정부가 우리금융에 투자한 공적자금은 12조8000억원 가량이다. 이 중 국내 상장공모, 4번의 일괄매각(block sale), 배당금, KNB금융과 KJB금융의 매각을 통해 회수한 자금은 약 7조5000억원이다. 여기에 우리은행 매각 금액이 주당 1만3700원을 초과할 경우 공적자금(예금보험공사채 이자지급액 제외)을 전액 회수할 수 있다.
우리금융 주식에 대한 시장 기대감이 증폭된 이유다.
예보나 우리은행 측이 매각 가치를 극대화하기 위해 대규모 중간배당 및 자사주 매입 실시 등 주주가치 제고가 있을 것이라는 유추가 투자심리를 자극했다.
그밖에 △자회사 매각에 따른 현급 유입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인한 법인세 환급, 등 일회성 이익이 대규모로 발생한다는 점도 기대감을 부추겼다.
최 연구원은 "배당금액의 형평성, 자본비율 하락 등을 고려해 주주가치 제고 방안의 현실화 여부를 좀 더 지켜봐야 한다"면서도 "제고가 실제로 실현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고 분석했다.
즉 지분 10%미만의 희망수량경쟁입찰에 참여하는 투자자들은 할인된 가격에 지분매입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정부가 공적자금 전액 회수를 고집할 경우 지분 30%의 일반경쟁입찰에 참여하는 기업들이 더 높은 할증금(premium)을 지급해야한다는 논리가 성립된다는 것이다.
최 연구원은 "결국 우리금융 주가는 민영화 성공 가능성 및 지분 30% 인수기업의 할증금 지급 여부에 달렸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