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자율성 보장도 낙관 못 해 … "경영지분 확대 이후 지배구조 재설계 여부 의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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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금융[053000] 민영화가 발표에 따른 증권가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우리은행이 경영권지분과 소수지분으로 나뉘는 동시분리입찰, 즉 '투트랙'방식에 나선 가운데 매각 방향에 따라 우리금융을 합쳐 증시에 재상장될 예정이다. 

     

    24일 증권업계는 이번 발표를 놓고 유효경쟁 성립이 불투명하다는 우려와, 정부가 단호한 매각의지를 나타내고 있다는 긍정적 평가로 나뉘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우리금융 주가는 지난 17일 이후 전일(23일)종가 기준 4거래일 연속 하락기조를 이어왔다. 경쟁성립 여부 및 소수지분의 콜옵션 등에 대한 우려가 작용된 것으로 풀이된다.

     

    박선호 메리츠종금중권 연구원은 "민영화의 성공여부가 불확실했고, 소수지분 입찰 시 부여될 콜옵션 등 현실적 매도세가 반영됐다"고 진단했다.

     

    시장전문가들은 경영권지분매각에서 2인 이상 유효경쟁 성립의 여부가 이번 우리금융 민영화 성공의 핵심이라고 입을 모은다. 경영권지분 매각 가능성에 따라 소수지분 매각 성과가 영향을 받는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현재 지분매각 참여 의지를 보이고 있는 교보생명 이외에, 인수능력과 인수의사를 지닌 입찰자의 참여가 중요하다는 평가다. 일각에서 DGB금융지주, 한국금융지주 등을 후보로 거론하고 있으나 확실하지는 않다.

     

    이철호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교보생명 외 경영권지분 매각에 참여할 자격을 충족하고 의욕을 보이는 곳은 잘 알려져있지 않다"며 "두 군데 이상의 유효경쟁 요건 충족을 낙관하기 어렵다"고 관측했다.

     

    경영 자율성의 보장여부도 아직은 불투명하다. 새로운 주인의 뜻에 맞도록 움직일 은행장과 이사회를 선임할 수 있을지 장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이 연구원은 "주인이 주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는 지배구조의 문제점이 오늘날 은행업종 매력감소를 만들었다"며 "경영권지분을 확대하더라도 이후 지배구조 재설계가 가능할지 의문"이라고 설명했다.

     

    부실대기업 여신 역시 우리은행 매각을 발목 잡았다. 여신의 평가 및 향후 처리방향이 실사만으로 불충분하다는 우려다. 이 연구원은 "이에 더해 소수지분매각 참여자에게는 실사 기회조차 없다"며 "경영권지분매각 참여자로 한정되는 실사 기회로는 불충분하다"고 평가했다.

     

    ◇ 정부, 강력한 매각의지 반영

     

    반면 정부가 우리금융 민영화의 마지막 단계인 이번 매각에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있다는 의견도 맞서고 있다.

     

    즉 △투트랙 매각 방식 △ 경영권지분 매각이 여의치 않을 경우 소수지분매각을 통한 정부 지분 감소 가능 △ 투자유도를 위한 소수지분매각의 콜옵션 부여 △ 경영권지분매각 인수주체의 범위 확대, 등 정부의 확고한 민영화의지가 확인됐다는 분석이다.

     

    또 우리금융의 자회사 분리매각 행보로 경영권지분매각 인수주체의 자금부담을 경감됐다는 평가다.

     

    광주은행, 경남은행 등 지방은행과 우리투자증권 계열이 매각돼 현재 우리금융지주의 자회사는 기존 14개에서 6개로 축소됐다.

     

    손준범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정부의 매각의지가 단호하다"며 "부채상환을 통한 재무구조 안정화 및 우호적 배당정책을 통한 자본효율성 제고 등 기업가치가 증대될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김인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배구조 변경 가능성에 따른 민영화모멘텀은 추가 확인이 필요하겠지만 충당금 부담 축소에 따른 실적개선은 유효하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