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활용·해외매각 검토 고심
  • ▲ 파이넥스 1공장. 사진제공=포스코
    ▲ 파이넥스 1공장. 사진제공=포스코


    포스코의 파이넥스 1공장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진다.

    포스코는 지난 10일 포항제철소에서 파이넥스 1공장의 종풍(終風)식을 가졌다고 17일 밝혔다. 쇳물을 뽑아내기 위해서는 용융로에 열풍을 불어넣어 철광석과 석회석을 녹이는 과정이 필요한데, 열풍 공급을 중단함으로써 조업을 마무리지은 것이다.

    파이넥스 1공장은 지난 1995년 11월 14일 조업을 시작해, 종풍까지 18년 7개월 동안 약 1200만t의 쇳물을 쏟아냈다. 1공장은 그간 혁신적인 친환경 제철기술을 이끌어오며, 설비규모 확대와 기술혁신의 근간이 됐다는 평가다.

    파이넥스는 '용광로에서 쇳물을 생산한다'는 철강산업의 일반적 패러다임을 뒤집어버린 차세대 혁신 철강제조공법이다. 따라서 파이넥스 설비의 첫 착공 당시엔 기술력이 완전하지 못했던 만큼, 1공장은 연산 60만t 규모의 데모플랜트로 만들어졌다.

    포스코는 1공장을 운용을 통해 조업과 연구개발, 시험을 병행하며 장입물 분포 제어와 미분탄 취입, 저품위 원료 테스트 등 20여 건의 핵심 공정기술 개발에 성공했다. 또 180여 건의 조업기술을 축적하고, 열간압척성형철(HCI) 설비의 자체 개발, 3단 유동로 조업기술, 연원료 혼합 장입기술 등도 개발해냈다.

    포스코는 그간 쌓아온 노하우와 기술력을 바탕으로 2007년 150만t 규모의 파이넥스 2공장을 상용화하는데 성공, 최근엔 200만t 규모의 3공장까지 정상가동하는데 성공했다.

    포스코는 제 역할을 충실히 수행해낸 파이넥스 1공장의 처리 여부를 놓고 고심 중에 있다. 최근 인도업체와 파이넥스 1공장 설비 매각과 관련해 양해각서(MOU)를 체결한 바 있으나, MOU가 구속력을 강제하지 않는 만큼 재활용하거나 또 다른 해외업체에 매각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는 것이다.

    우선 포스코는 1공장의 설비 해체 전까지 용융로를 서서히 냉각시킨 후, 설비가 정상가동 중일 때에는 살필 수 없었던 사항들을 조사해 2·3공장의 조업 개선과 향후 파이넥스 기술개발에 중요한 기초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