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31일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집회 예정
업계 "재고 쌓인 상태서 추가 구매 무리"
업계 "재고 쌓인 상태서 추가 구매 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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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자전환을 호소하던 팬택 협력사가 이번엔 이동통신사에 '단말기 추가 구매'를 요청하고 나섰다. 이통사가 채무 상환 유예를 결정해 팬택에 회생의 불씨를 줬지만 당장 신규자금 마련을 위해서는 단말기 판매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3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팬택 협력사 60여개로 구성된 팬택 협력사 협의회는 오는 31일 오후 서울 을지로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단말기 구입'을 요구하는 집회를 열 예정이다.
협력사들은 지난 17일에도 SK텔레콤 본사 앞에서 '팬택살리기'에 동참해줄 것을 호소하는 집회를 연 바 있다. 이통사들이 채권 유예로 팬택 회생을 결정하자 이번엔 '단말기 구입'까지 요구하고 나선 것이다.
워크아웃을 이어가기 위해서는 자금 확보가 시급하기 때문이다. 팬택은 이달 안에 협력사에 약 500억원에 달하는 자금을 지급해야 한다. 여기에 하반기 출시를 앞둔 스마트폰 운영자금도 시급한 상황이다.
최근 팬택은 이통사에 단말기 13만대의 구매를 요청했지만 거절당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협력사 직원들이 이통사에 쫓아와 단말기 구매를 호소하는 집회를 열고 이통사 압박에 나선 모양새다.
이통사 입장에서는 난감할 수밖에 없다. 이통 3사의 창고에는 이미 팬택의 재고가 약 50~60만대 있는데 재고를 팔기도 전에 다시 단말기를 구입하기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팬택 재고가 언제 팔릴지도 모르는 상황에서 또 단말기를 구입하는 건 쉽지 않다"면서 "시장 상황을 고려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팬택의 워크아웃 재개 여부는 오는 31일 팬택채권단에 의해 결정된다. 이통사가 출자전환 대신 채무 상환 유예에 응한 상태인데, 채권단은 워크아웃 재개에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문제는 팬택이 워크아웃을 이어간다고 해도 하반기 시장 전망은 좋지 않다. 애플의 아이폰6가 오는 9월 출시를 앞두고 있으며, 이에 맞서 삼성과 LG전자도 제품 라인업을 준비 중이다.
업계 다른 관계자는 "기업은 시장 논리에 의해서 결정되는데 팬택 스스로 경쟁력을 찾는게 중요한 시점"이라면서 "이통사가 팬택 제품만 더 팔아줄 수도 없다. 결국 기업이 자생하지 못하면 살아남기 힘든 구조"라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