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TV 완화로 매매 살겠지만, 전세는 글쎄"올 들어 전세자금반환보증 가입 대폭 증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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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 강북구 쌍문동에 사는 직장인 최상혁(가명)씨는 최근 깡통전세 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1억2000만원대 전세로 살고 있는 집의 주인이 바뀌였기 때문. 새로 들어온 집주인은 부족한 주택구매자금 마련을 위해 대출을 받았고 그 결과 전세가율이 70%에 육박하는 집이 됐다. 최씨는 불안한 마음에 이사를 고민했지만 주변시세가 너무 올랐고 집 주인이 다음 계약 때도 집값을 올리지 않겠다고 해 그대로 있기로 했다. 최씨는 이달 들어 전세보증금반환보증에 가입했다.

     

    정부가 LTV(주택담보대출 인정 비율) 70% 단일화 카드를 꺼내들며 부동산 살리기에 나섰지만, '깡통전세' 위험은 오히려 증가해 전세민들의 한숨만 커지고 있다.

    대출규제 완화는 주택 구매 자금 여력을 키워 줄 수 있지만, 그만큼 주택을 담보로 받는 대출이 늘어나기 때문에 경매로 넘어갈 경우 세입자의 전세금보전이 어려워 질 수 있다.

     

    깡통전세란 대출금 총액과 전세금 합이 집값의 70%를 넘는 경우를 말한다. 집주인이 은행 대출을 못갚아 집이 경매에 넘어가면 세입자는 전세보증금을 모두 날리게 되는 상황이다.

     

    깡통전세 위험이 높아진 것은 최근 몇 년 간 주택시장 침체로 전세가격은 급등한 반면 주택가격은 떨어지거나 제자리 걸음한 탓이다.

     

    14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서울 전셋값은 1㎡당 305만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월(279만원)보다 26만원 오른 수치다. 경기도도 171만원에서 187만원으로 17만원 올랐다. 인천 역시 14만원 늘어난 143만원에 시세를 형성하고 있다.

     

    동기간 서울 매매가격은 거의 제자리 걸음했다. 2013년 8월 488만원에서 491만원으로 3만원 올랐다. 경기도도 271만원에서 274만원으로 3만원 상승했다. 인천은 228만원에서 233만원으로 5만원 올랐다.

     

    경매낙찰가율과 전세가율 격차도 크게 좁혀졌다. 수도권의 경우 2007년 54.82%포인트에서 2014년 7월 19.04%포인트로 두 배 이상 감소했다. 서울은 54.06%포인트에서 21.85%포인트로 경기는 54.6%포인트에서 15.45%포인트, 인천 56.29%포인트에서 21.71%포인트로 줄었다.

     

    경매낙찰가율과 전세가율 격차가 줄면 경매 배당금 잔액이 전세보증금보다 줄어 보증금을 떼일 확률이 높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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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처럼 깡통전세 위험이 높아지면서 대한주택보증에서 지난해 선보인 전세자금반환보증 가입자도 크게 늘고 있다. 지난 7월 말 기준 누적가입자는 총 5959가구다. 금액으로는 1조609억원이다. 우리은행과 대한주택보증이 함께 선보인 안심대출 패키지의 경우도 올 1월 출시 이후 5096가구(7058억원)가 가입했다.

     

    대한주택보증 관계자는 "최근 전세보증금을 보호받을 수 잇는 전세자금반환보증 가입자가 늘어나는 추세"라며 "지난해는 출시 후 상품을 알리는 기간으로 가입자가 많지 않았지만, 올해는 깡통전세 위험이 높아지면서 문의와 가입자수가 증가세다"고 전했다.

     

    이미윤 부동산114 책임연구원은 "전세가격 상승으로 전세가비율과 경매 낙찰가율과의 격차 폭을 개선하기는 어려워 보인다"며 "경매낙찰가율은 80~85% 선에서 평균을 유지하고 있지만, 전세선호 현상 지속과 LTV 상향으로 안전한 전세 매물 부족에 따른 전세가격 오름세는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주택 구매 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만큼 전세가격 상승으로 추가적인 전세자금 대출 이자를 부담하는 것보다는 정부의 대출 상품을 활용해 매매 전환 비용 격차가 적은 중소형 아파트로 갈아타는 것이 유리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