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드공법 과정서 토사량 관리 실패가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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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석촌지하차도 싱크홀의 발생 원인을 조사한 서울시 전문가 조사단은 지하철 9호선 시공사인 삼성물산의 부실 공사가 이번 사고의 직접적인 원인이라고 결론을 지었다.

    28일 서울시청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조사단장인 박창근 관동대 토목공학과 교수는 "다각도로 이번 동공의 원인을 조사한 결과 지하철 9호선(919공구) 3단계 과정에서 실드 터널 공사가 원인"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박 교수는 "919공구는 모래와 자갈로 구성된 연약지반으로 삼성물산이 지반 침하를 대비한 현장조치 매뉴얼까지 만들었다"면서도 "하지만 실제 공사에서는 조치가 미흡해 동공이 발생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실드 공법은 원통형 기계인 실드 TBM((Tunnel Boring Machine)을 회전시켜 흙과 바위를 부수면서 수평으로 굴을 파고들어가는 방법이다.

    조사단은 "삼성물산은 실드 공법에서 가장 중요한 토사량 관리에 실패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사단에 따르면 삼성물산은 지하차도 구간에서 작년 5월부터 최근까지 예측한 굴착량 2만3842㎥보다 14% 많은 2만7159㎥의 토사를 파낸 것이다. 그 과정에서 흙속에 밝혀 있던 돌과 부실한 지반공사 때문에 TBM이 계획보다 많은 토사를 굴착했다고 판단했다.

    특수용액으로 터널 주변 지반을 단단하게 만드는 '그라우팅' 작업도 부실했다.

    삼성물산은 수직으로 구멍을 뚫어 용액을 지반에 주입하는 '수직 그라우팅' 대신 터널 안에서 용액을 주입하는 '수평 그라우팅'을 국내 최초로 시도했다. 조사단은 이 시공이 완벽하지 못했다고 판단한 것이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삼성물산측은 "이번 일은 시공사가 관리하는 공사구간에서 발생한 문제"라며 "계약에 따라 책임지고 복구하겠다"고 입장을 전했다. 

    서울시측도 "시민 여러분께 큰 불안을 안겨 드려 죄송하다"며 "공사를 감독하지 못한 서울시 책임도 있다"며 고개를 숙였다.

    서울시는 턴키(설계·시공 일괄 입찰) 방식으로 진행된 이번 공사에서 감독 책임을 지는 감리사, 공무원들에 대해서도 조사를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반면 조사단은 석촌지하차도 싱크홀 발생이 제2롯데월드, 석촌호수와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