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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승하 현대제철 부회장(사진)이 사의를 표명했다. 박 부회장의 이번 사의 표명은 현대가(家)의 숙원사업이던 종합일관제철소 사업이 마무리됨에 따라, 본인의 임무도 완료됐다는 판단 하에 후배들에게 더 열린 기회를 제공하기 위함으로 파악된다.
6일 현대제철은 "박승하 부회장이 당진제철소 투자 완료 및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합병 후 경영이 안정화됨에 따라 후진을 위해 사의를 표명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부회장의 사의 표명이 수리될 지 여부는 아직 미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박 부회장이 현대제철, 현대차그룹에 공헌해온 굵직한 업적들 탓에,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의 고심도 깊은 것이다.
박 부회장은 지난 1975년 현대자동차 입사를 통해 현대가(家)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기아차 구매본부 이사, 현대·기아차 구매총괄본부장, 다이모스 사장 등을 거치며 지난 2006년 현대제철 대표이사 사장 자리에 올랐다.
이후 정몽구 회장의 절대적 신임 아래 2007년 현대제철 부회장으로 승진하며 당진 일관제철소 건립, 현대하이스코 냉연부문 합병 등 굵직한 사업들을 진두지휘 해왔다.
특히 박 부회장이 현대제철 사장으로 취임한 시절부터 시작된 종합일관제철사업은 그의 가장 큰 업적으로 평가받는다.
현대제철은 지난 2006년 10월 민간기업 최초로 일관제철소 건설에 나서 7년간 총 9조9000억원을 투자해 지난해 10월 고로 3기를 갖춘 '자동차소재 전문 제철소' 사업의 마무리를 지었다.
당초 전기로업체로만 평가받으며 포스코와는 비교자체가 거부되던 현대제철은 불과 7년 사이 포스코의 뒤를 바짝 쫓으며 위협하는 독보적인 국내 2위 철강업체로 도약했다.
실제 금융감독원에 공시된 현대제철의 2006년과 2013년 매출액을 비교해보면, 6조1477억원에서 13조5327억원으로 약 2배 가까이 성장했다.
철강업계 한 관계자는 "국내외 철강시장이 수년간 침체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동부특수강 인수를 비롯해 아직 완료되지 않은 사업들도 있어 쉽사리 사표가 수리될 수 있을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