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완주 "공공기관 징계 온정주의·솜방망이"…도덕적 해이부터 바로잡아야
  • ▲ 한국수력원자력.ⓒ연합뉴스
    ▲ 한국수력원자력.ⓒ연합뉴스

    한국수력원자력과 강원랜드, 인천국제공항공사 등 7개 공공기관이 10일까지 방만 경영을 해결하기 위한 노사 협약을 체결하지 못하면 기관장 해임은 물론 직원 임금 동결 등 벌칙을 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일각에서는 방만 경영의 배경으로 지목되는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8일 정부에 따르면 기획재정부는 7일 공공기관 정상화 계획 2차 중간평가 상황을 점검하기 위해 한수원과 강원랜드, 부산대병원과 인천공항, 수출입은행, 한국철도공사(코레일), 한국전력기술 등 7개 공공기관 임원을 소집한 자리에서 이같이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기재부가 공기업 방만 경영 조기 해결을 위해 노사 협약 체결 마지노선을 사흘 앞두고 기관장과 상임이사에 대한 해임 건의 등 초강수를 꺼내 든 셈이다.


    코레일과 한전기술은 아직 노사 협약을 맺지 못했다. 한수원과 강원랜드, 부산대병원, 인천공항, 수출입은행은 노사 협약은 맺었지만, 평가단 실사 과정에서 방만 경영 사례가 추가로 적발돼 노사 협약을 새로 맺어야 하는 처지다.


    정부는 7월에 진행한 1차 평가와 9~10월 2차 평가 결과를 종합해 부채·방만 경영 해결 성과가 미진한 공공기관은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기관장 해임을 건의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의 2차 중간평가 결과는 이달 중순께 발표될 예정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방만 경영 해결 못지 않게 그 배경으로 지목되는 공공기관의 도덕적 해이부터 바로잡아야 한다는 의견이다.


    공공기관의 제 식구 감싸기식 솜방망이 처벌 관행이 이어지고 있어 기관장이 바뀌어도 근본적인 부정·부패, 방만 경영 등의 악순환을 끊기가 어렵다는 지적이다.


    8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소속 박완주 의원(새정치민주연합)에 따르면 뇌물과 비리로 국민의 따가운 눈총을 받은 한수원의 임직원 징계가 솜방망이 처벌에 그친 것으로 드러났다.


    한수원의 올해 임직원 징계현황을 보면 지난달 말까지 해임 6명, 정직 5명, 감봉 5명 등 35명이 징계를 받았다. 원전비리가 드러난 2012년과 2013년 2년 동안 해임만 42명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처벌 수위가 많이 낮아진 셈이다.


    특히 각종 비리와 사건·사고를 일으킨 직원이 간부는 장기근속자, 하급자는 신입직원 또는 '깊이 반성하고 있다'는 이유로 솜방망이 처벌을 받았다.


    한울원자력본부 소방대장은 지난해 10월 소방차 기름을 훔치는 CC(폐쇄회로)TV가 공개돼 충격을 줬지만, 한수원 징계위원회는 '훔친 금액이 적고 반성하고 있으며 애사심이 있다'며 애초 해임을 정직 6개월로 낮췄다.


    업무용 컴퓨터를 훔친 한빛원자력본부 사원은 '신입사원이고 깊이 반성한다'는 이유로 징계위가 정직 6개월을 의결했다.


    음주운전과 회사 명예훼손으로 징계위에 부쳐진 한빛본부 고위간부는 '장기근무와 반성'을 이유로 징계 수위가 낮은 견책을 받았다.


    고리원자력본부에서는 차량 타이어를 고가에 부당하게 구매했다가 적발된 직원에 대해 징계위가 "관행적 업무처리와 후쿠시마 원전사태로 인한 업무량 증가'를 이유로 애초 감봉 징계를 견책으로 낮췄다. 부당한 타이어 고가구매에 대해선 제대로 조사도 하지 않았다.


    박 의원은 "해마다 한수원의 제 식구 감싸기에 국민의 분노가 높아지고 있다"며 "온정주의 대신 철저한 직무감찰과 일벌백계 의지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