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자 에이블씨엔씨, 이번에도 턴어라운드 어려울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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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시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는 '대장주' 삼성전자가 최근 실망스런 성적을 발표하자, 국내 주요 상장사들의 어닝쇼크가 가시화될 것이란 우려가 심화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한류 열풍과 함께 씀씀이가 큰 중국인 관광객(요우커·遊客) 영향으로 화장품 업계에는 이 같은 실적 한파가 비켜갈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적자를 냈던 에이블씨엔씨(미샤)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다.
◇중국인 관광객 급증…올 3분기에도 호실적 달성 전망
1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황제주 아모레퍼시픽을 중심으로 LG생활건강과 한국콜마, 코스맥스 등 국내 주요 화장품 업체들은 올 3분기 순익도 호조세를 달성할 전망이다. 중국인들의 한국산 화장품에 대한 애정 공세 덕분일 것이란 설명이다.
특히 지난해 4분기 어닝서프라이즈를 기점으로 올 들어 신고가를 달성한 아모레퍼시픽은 이번에도 고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한 달간 7곳의 증권사가 내놓은 아모레퍼시픽의 3분기 컨센서스 평균은 매출액 9668억원, 영업이익은 1269억원에 이른다. 이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21.95%, 48.25%나 성장한 수치다.
전문가들은 앞서 2분기에 아모레퍼시픽의 면세점 매출액이 전사 매출 비중의 18.5%로 1년새 2배 비중 확대를 시현한 것에 일제히 주목했다. 중국인 관광객들이 급증하면서 면세점에서 판매되고 있는 국산 화장품들을 모조리 휩쓸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이 같은 추세는 3분기에도 이어가면서 성장성을 주도할 것으로 보인다.
LG생활건강 역시 올 3분기 매출 전망치 평균이 1조2270억원에 달했다. 전년동기(1조1518억원)대비 6.53% 성장할 것이란 예상이다. 그러나 음료사업과 생활용품사업 비중도 비교적 높은 LG생활건강의 영업이익 전망치는 혼조세를 보이면서 평균치가 지난해 같은 기간(1455억원)보다 1억원 줄어든 1454억원으로 전망됐다.
가장 낮은 영업이익 전망치를 제시한 신한금융투자는 LG생활건강이 전년동기대비 3.1% 줄어든 14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내다봤다. 조현아 신한금융투자 책임연구원은 "중국인 구매액 증가로 화장품 사업부 실적만 따로 보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전년동기대비 각각 13.4%, 21.0% 성장할 것"이라며 "그러나 세월호 여파와 서늘했던 8월 날씨 영향으로 음료 사업부 실적 부진이 불가피하고, 생활용품 사업부의 경우 ASP(평균판매단가) 개선 노력에도 불구하고 판촉 경쟁이 지속되고 있어 전체 영업이익은 다소 줄어들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화장품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ODM(제조자개발생산) 업체들에게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란 분석이다. 중국에 화장품 공장을 짓고 현지 조달하면서 과속 폐달을 밟고 있는 한국콜마와 코스맥스가 대표적이다. 양 사 모두 중국법인인 북경콜마와 코스맥스차이나가 숙련기에 접어들어 수주가 확대되면서 각각 100%, 38.5%가량 성장해 매출을 견인한다는 설명이다.
◇화장품업계 목표주가, 평균 13.46% 상향
이에 따라 주요 증권사들은 이들 회사의 주가를 일제히 상향조정했다. 각 증권사들이 내놓은 이들의 목표 주가는 △아모레퍼시픽 260만~313만원(평균 253만6000원, 8.38%) △LG생활건강 52만~70만원(평균 59만8462원, 23.14%) △한국콜마 6만6000~7만4000원(평균 68250원, 14.13%) △코스맥스 13만~15만원(13만8500원, 8.20%) 등이다.
3분기 실적뿐 아니라 이달 초 있었던 중국의 최대 명절인 국경절 연휴(10월2~7일)에 발생한 매출이 4분기 성적에 포함되기 때문에 상승여력이 있다는 판단에서다.
실제, 방한 중국인 관광객의 쇼핑 상위 10개 품목으로는 화장품, 의류, 식료품, 신발류, 인삼·한약재 등이 꼽혔는데, 화장품의 경우 지난해 기준 쇼핑 상위품목 비중이 73%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와 더불어 중국 소비 특수가 단기 이슈가 아니라는 분석도 지배적이다. 안지영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 중국 국경절 수혜와 호텔신라의 싱가폴 창이공항 면세점 화장품 전문 코너 입점 효과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며, 이러한 추세는 일시적 유행을 넘어 수익구조 전환을 주도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지난 5년간 중국인의 국내 입국은 폭발적인 수요증가를 시현하고 있는데, 내년부터 무비자 프로그램이 실시됨에 따라 추세 강화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에 브랜드숍 미샤를 운영하는 에이블씨엔씨에 대해서는 다소 부정적인 견해가 나온다. 지난해에 이어 올 상반기에도 적자를 기록한 에이블씨엔씨의 실적 개선이 가시화되지 않을 경우, 주가 반등은 어렵다는 얘기다.
증권사 5곳에서 내놓은 에이블씨엔씨의 올 3분기 매출액과 영업이익의 컨센서스 평균치는 전년동기대비 각각 9.12% 오른 1184억원, 10.34% 감소한 26억원으로 전망된다. 목표주가는 2만5000~3만3000원 사이에서 책정되고 있으며, 이들의 평균은 전일 상승 마감했던 종가보다 10.64% 떨어진 2만9400원이다.
박종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국내 원브랜드숍 시장 경쟁심화를 감안하면 실적 회복의 가시성 역시 떨어진다"며 "추세적인 주가 상승을 위해서는 기존점 성장률을 전제로 성장률 회복이 가시화돼야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