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가매수·시너지 효과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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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합병안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면서 양 사의 주가도 동반 상승했다. 합병을 발표했던 지난 9월1일 이후 떨어질 대로 떨어진 양 사의 주가를 저가매수하는 한편 합병 시너지 효과 기대감이 투자자들에게 반영됐기 때문으로 보인다.

27일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가는 전장대비 각각 7.24%(1650원), 7.73%(4200원) 오른 2만4450원, 5만8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앞서 양 사는 이날 오전 서울 역삼동 메리츠타워와 서울 상일동 삼성엔지니어링 본사에서 각각 임시 주주총회를 열고 합병 안건에 대해 가결했다. 합병 기일은 오는 12월1일이다.

삼성중공업은 삼성엔지니어링과의 합병에 따라 정관에 해외건설업, 산업설비 설계·시공·감리에 관한 사업 등 사업 목적이 추가됐으며, 발행 주식의 총수도 기존 3억주에서 5억5000만주로 확대, 변경됐다.
 
이에 따라 양 사는 이달 27일부터 내달 17일까지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을 거쳐 오는 12월1일 합병을 마무리하게 된다. 합병 비율은 1:2.36으로 삼성중공업이 신주를 발행해 삼성엔지니어링 주식 1주당 삼성중공업 주식 2.36주를 삼성엔지니어링 주주에게 교부하게 된다.

사측은 삼성중공업의 해양플랜트 제작 능력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설계·구매력을 바탕으로 해양플랜트 사업에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재천 대신증권 연구원은 "단기적(1~3년) 실적에 기대할 수 있는 부분은 기자재 통합 구매에 따른 원가 절감 부문이며, 장기적(4~10년)으로 기대가 큰 부문은 해양생산설계 기본 설계 역량 향상에 따른 해양생산설비 수주 경쟁력 향상과 수익성 제고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합병 후에도 부채비율은 안정적 수준을 유지할 것이란 전망이다. 이재원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2분기말 기준 양 사의 부채비율은 중공업 226%, 엔지니어링 531%인데 합병 후 중공업 부채비율은 223%로 오히려 떨어진다"며 "엔지니어링 가치를 하병비율에 따른 신주발행 금액으로 반영하고, 대신 자산항목에 영업권 1.3조원을 추가하는 방식으로 중공업의 부채비율 상승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고 분석했다.

반면에 성기종 KDB대우증권 연구원은 "합병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될 경우 대규모 자금이 자기 주식화되는 재무 부담이 발생하고, 향후 1~2년 동안 양 사간 시너지를 도모하기가 쉽지 않아 보인다"며 "또 수주 부진까지 맞물려 향후 성장성 결여는 불가피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편 지난 9월1일 양사의 합병 발표 이후 주가 하락을 이유로 합병 반대 의사를 밝힌 국민연금은 이날 기권표를 행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연금은 주총 전인 지난 26일 합병 반대 서면을 양사에 제출한 바 있다.

삼성중공업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삼성전자(17.61%)에 이어 2대 주주로 5.91%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일단 반대 의사를 밝혀 주식매수청구권을 확보한 이후 다음달 17일까지로 예정된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기간에 최종 결정을 내릴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중공업과 삼성엔지니어링의 주식매수청구권에 대한 주식매수가액은 각각 9500억원, 4100억원이다. 만약 양 사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가액이 이 금액을 초과할 경우 양사는 합병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