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들어 꾸준히 매입…일각선 "지배력 강화 목적"풍산홀딩스측 "순수한 주가 방어 차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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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풍산그룹 지주회사인 풍산홀딩스가 10월 들어 핵심 자회사인 풍산의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입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일각에선 풍산홀딩스가 풍산의 지배력 강화에 나선 것이란 분석도 내놓고 있다.

     

    2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풍산홀딩스는 지난 10일부터 장내 매수를 통해 거의 매일 풍산 주식을 사들였다. 10일 100주, 13일 400주, 15일 7000주, 16일 7270주, 17일 1만1074주, 20일 1만8300주, 21일 2만주, 22일 2만150주, 23일 9332주, 27일 3000주, 28일 1만5155주 등 20여일 동안 모두 11만1781주를 매입했다.

     

    주식 매입엔 약 30억원이 투입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로써 풍산홀딩스의 풍산 지분율은 지난 8일 33.36%에서 29일 현재 33.75%로 0.4% 상승했다. 

     

    풍산홀딩스가 풍산 주식 매입에 나선 이유는 주식 방어 차원이라는 게 풍산홀딩스 관계자의 설명이다. 풍산홀딩스 관계자는 "하락을 거듭하고 있는 풍산 주가의 추가 하락을 막기 위한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일각에선 풍산에 대한 지배력 확대에 나선 것이라는 분석도 제기되고 있는 것으로 아는 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매입 비중도 소수점 이하에 불과할 정도로 지배력 확대로 보기엔 미미하다"고 설명했다.

     

    실제 지난 3월14일 이후 꾸준히 상승 곡선을 그리던 풍산 주가는 9월5일을 기점으로 하락하기 시작해 9월5일 종가 기준 3만2900원이던 것이 28일 현재 2만6800원으로 20% 가량이 빠졌다. 

     

    그나마 풍산홀딩스가 풍산 주식 매입을 시작한 10일 이후부터 하락폭을 다소 줄여나가고 있는 모양새다.

     

    풍산의 주가 하락은 전기 분해로 얻은 거의 순수한 구리인 전기동(Copper)의 가격 하락 영향으로 분석된다. 전기동의 국제가격은 2011년초 톤당 9000달러에서 거래되던 것이 28일 현재 톤당 6800달러선으로 떨어졌다.

     

    전기동을 매입해 동판·동관·봉·선 등을 제조·판매하는 풍산의 입장에선 달가울리 없는 상황이다. 전기동 가격이 계속해 하락할 경우 매입가격보다 판매가격이 낮아지는 메탈 로스(metal loss)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전기동 가격이 내려갈 풍산의 수익성은 더 악화될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그런 만큼 풍산홀딩스는 전기동의 국제가격이 어느 정도 안정될 때까지 풍산의 주식을 지속적으로 매입해 풍산 주가를 부양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풍산홀딩스 관계자는 "언제까지 풍산 주식을 매입할 지는 확실치 않지만 당분간은 계속 매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풍산홀딩스가 풍산의 주가 부양을 위해 주식 매입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2년 4월에도 같은 이유로 풍산 주식 매입에 나선 바 있다.

     

    풍산홀딩스는 2012년2월 3만6000원에 달했던 풍산 주가가 같은해 4월말 2만8000원까지 떨어지자 그해 4월말부터 5월까지 24만3810주(0.9%)를 장내에서 사들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