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상수지 32개월째 흑자 행진… 흑자폭 역대 4번째흑자폭 커져도 수출 되레 줄어… 가공무역 위축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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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상수지 흑자가 32개월(2년8개월)째 이어졌다. 그러나 상품수지상 수출입은 큰폭으로 감소한 탓에, '불황형 흑자'가 계속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한국은행은 '2014년 10월 국제수지(잠정치)'를 27일 발표했다.발표에 따르면 10월 경상수지는 90억1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경상수지는 상품 수출과 수입의 차액을 나타내는 상품수지와 해외여행, 유학·연수, 운수서비스 등과 같은 서비스 거래 관계가 있는 수입과 지출의 차액을 나타내는 서비스수지 등을 합친 것이다.올해 들어 10월까지 경상수지 합계치는 706억6000만 달러로 지난해 동기 대비 23억4000만달러 늘었다. 흑자폭도 지난해 10월과 5월, 올해 5월에 이어 역대 4번째 규모다.흑자폭이 커진 것은 상품수지 흑자가 9월 75억1000만달러에서 지난달 86억6000만달러로 확대된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됐다.한은은 올해 연간 경상수지 흑자가 840억달러로 사상 최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정준 한은 금융통계부장은 "이같은 추세라면 1986년 6월부터 3년2개월 동안 이어진 최장 흑자 기록도 뛰어넘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그러나 경상수지 32개월 연속 흑자의 이면에는 가공무역 구조 위축으로 인한 산업구조의 붕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가공무역이란 외국에서 원자재를 수입한 후, 이를 이용해 상품을 만들어 수출하는 것을 의미한다. 한은 측도 "수출이 양호한 상황이라고 할 수는 없다"고 조심스럽게 언급했다.지난달 수출은 521억6000만달러로 작년 동월보다 8.2% 줄어 지난 2009년 9월(-17.3%) 이후 가장 큰폭의 감소율을 보였다.수출 감소의 원인으로는 조선업종의 대금 집계 방식의 차이에 따른 일시적 요인을 들 수 있다. 하지만 중국을 중심으로 한 휴대폰·TV용 디스플레이패널, 반도체, 의류 등의 가공무역 구조 위축도 주된 이유로 지목됐다.노충식 한은 국제수지팀장은 "중국 정부의 가공무역에 대한 규제로 인해 가공수출이 위축된 것으로 보인다"면서 "기업들도 동남아 등지로 이전하는 등 다양한 방법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