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LED 이끌던 CTO 사장으로... "힘 실어주기""3세대 TV, OLED 확신... 경쟁사 LCD 집중 아쉬워"
  • ▲ ⓒLG디스플레이.
    ▲ ⓒLG디스플레이.


    차세대 TV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라는 데 의문을 품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정작 OLED TV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LG디스플레이의 마음은 무겁다.

    비싼 가격과 짧은 수명 등 OLED가 갖고 있었던 어려운 숙제들을 하나씩 풀어내며 'OLED 시대'로 가는 시간을 계속 줄이고 있지만, 다른 TV 제조사들이 미온적 태도를 보이면서 생각만큼 시장 확대 속도가 더디기 때문이다.

    최근 LG디스플레이(LGD)는 내년도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OLED 사업을 이끌어온 여상덕(사진) LGD 최고기술책임자(CTO) 부사장을 사장으로 승진시켰다.

    그러면서 내년 OLED TV와 플라스틱(P)OLED 사업 성공을 위한 확고한 기반 마련에 나설 것이라고 발표했다. 여 부사장은 사장 승진 후에도 CTO를 유지하며, OLED 사업부문을 전두지휘하게 된다.

    이번 인사는 LGD가 앞으로도 OLED 사업 경쟁력 강화에 집중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LGD의 미래는 OLED TV사업 성패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LGD는 'LCD(액정표시장치) TV'로 벌어드린 돈을 적자 난 OLED TV 사업에 집어넣고 있다. 이미 막대한 예산을 쏟아부어왔기 때문에 앞으로도 계속 투자를 이어갈 수밖에 없는 게 LGD의 현실이다.

    그러나 LGD 직원들은 희망을 잃지 않고 있다. 머지않아 LCD 시대를 밀어내고 OLED가 TV시장을 지배할 날이 머지않았다고 확신하기 때문이다.

    실제 OLED TV의 잠재력은 무한하다. 종이처럼 가볍고 얇으며, 플렉서블(구부러지는) 디스플레이 제품도 만들어 낼 수 있다. 뿐만 아니라 LCD에 비해 색을 재현하는 능력과 응답 속도가 훨씬 뛰어나다.

    TV두께와 무게도 LCD TV의 3분의 1 수준이다. 선명도에선 LCD가 범접할 수 없을 정도로 앞서있다. 영화에 가끔 등장하는 투명하고 두루마리처럼 감아서 사용하는 최첨단 TV도 OLED를 통해서만 구현할 수 있다.

    OLED는 이런 강점들을 바탕으로 조금씩 TV시장을 잠식해가고 있다. 물론 OLED 영토를 넓히는 데 선봉장을 맡은 건 LG전자와 LGD다. 이미 지난 9월 말 출시된 55인치 OLED TV를 한 달 만에 1000대 넘게 팔며 LG전자는 'OLED 전성시대' 개막을 알렸다.

    하지만 문제는 OLED 시장이 언제쯤 활성화되느냐다. TV시장을 OLED가 점령할 수밖에 없다는 명제는 분명하지만 그 시기에 대해선 의문부호가 남아있다.

    다른 TV 제조사들 역시 OLED TV시장에 관심을 갖고 꾸준히 기술개발을 진행하고 있지만 시장공략에는 나서지 않고 있다. 아직은 LCD TV 기술력을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는 실정이다.

    LG만 나홀로 OLED에 매달리다보니 TV시장 판도를 바꾸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이는 LGD가 가장 걱정하는 부분이다.

    LGD 관계자는 "전체 OLED TV시장이 크지 않다보니 당분간은 적자가 계속 될 듯하다. 절벽에 섰다는 심정으로 상여금까지 줄여가며 OLED 사업에 집중하고 있다"면서 "그러나 다른 제조사들이 OLED 사업에 참여하기 시작하면 금방 OLED 시대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관계자는 또 "지금은 OLED 때문에 허리띠를 졸라 매야 하는 상황이지만 이르면 내년 후반쯤 OLED TV사업이 흑자로 돌아설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