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현대중공업 노조
    ▲ ⓒ현대중공업 노조

    지난달 27일 4시간의 부분파업을 강행하며, 20년 가까이 이어져온 노사화합을 한 순간에 무너뜨린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재차 부분파업에 들어간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1일 제16차 중앙쟁대위를 열고 오는 4일 오후 1시부터 4시간의 부분파업에 재차 돌입하기로 결정했다. 또 오는 2일과 3일에는 본관 앞에서 사측에 성실교섭을 촉구하는 집회를 열고, 울산시민들에게 지역 선전전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앞서 현대중공업 노사는 지난 19년 연속으로 무분규 임금 및 단체협상 타결을 기록해왔다.

    그러나 현대중공업 노조는 올해 임금 및 단체협상에서 그간 현대차나 경쟁 업체들 대비 임금인상 폭이 너무 적었다며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α △호봉승급분 인상 (2만3000원→5만원)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사측에 요구해왔다. 현대중공업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임금은 약 7200만원이다.

    반면 사측은 △임금 3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격려금 100%(주식으로 지급)+300만원 △월차폐지 제시안 철회 등을 제시하고 있다. 올 들어 영업적자만 3조원이 넘는 등 창사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만큼 이 이상의 임금인상은 힘들다는 방침이다.

    권오갑 사장은 지난달 26일 직원들에게 직접 호소문을 나눠주며 "회사가 이익을 낼 때 그에 따른 충분한 보상을 약속한다"며 "더 이상의 임금인상은 제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권 사장 역시 회사가 이익을 내기 전 까지 사장 급여를 일체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현대중공업 노조가 파업을 강행함에 따라 주변 상인들을 비롯해 부품을 납품하는 협력사들 역시 큰 경제적 타격을 입고 있다. 대외적 여론은 물론 울산 시민들 마저도 파업에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내자 노조 내부에서도 파업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인원들이 대다수인 것으로 전해진다.

    실제 지난달 27일 부분 파업에도 전체 2만8000여명의 근로자 중 실제 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3000여명(사측 추산)에 따른 것으로 전해진다. 전체 노조원은 1만8000여명인데, 노조원 기준으로도 파업 참여율이 20%에 밑도는 것이다.

    한편 사측은 원만히 임단협이 마무리되길 바라면서도, 파업행위와 관련해서는 엄중히 책임을 물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날도 사측과 노조가 임단협 협상을 벌이고 있고, 여전히 노사의 소통창구는 열려있다"며 "원만히 협상이 해결되길 바라지만, 부분파업과 관련해서는 무노동·무임금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며 생산차질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도 물을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