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길선 회장·권오갑 사장 각각 2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회사 정상화 및 주가 회복 강력 의지 피력
  • ▲ 왼쪽부터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권오갑 사장ⓒ현대중공업
    ▲ 왼쪽부터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 권오갑 사장ⓒ현대중공업

    최길선 현대중공업 회장과 권오갑 사장이 4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는 등 최근 회사가 실적 부진에 시달리는 것과 관련해 정상화 의지를 피력하며, 책임경영을 강화해 가는 모습이다.

    19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최 회장과 권 사장은 이날 각각 자사주 1719주, 1721주씩을 장내 매수했다. 이날 종가 기준 현대중공업의 주가는 1주당 11만6000원으로, 최 회장과 권 사장은 각각 약 2억원씩을 들여 대량으로 자사주를 사들인 셈.

    최 회장과 권 사장의 자사주 매입과 관련해 현대중공업 측은 "최고경영진의 주식 매수는 회사 정상화 및 주가 회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며 "책임경영을 실천하기 위해 두 최고경영자가 주식매수를 결정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최 회장은 앞서 현대중공업 주식 1582주를 갖고 있었는데, 이번 자사주매입을 통해 총 3301주의 주식을 보유하게 됐다. 권 사장의 경우 따로 회사주식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으나, 한 번에 1721주를 사들임으로써 정몽준 대주주, 최 회장에 이어 개인 기준 3번째로 가장 많은 현대중공업 주식을 가지게 됐다.

    현대중공업은 지난 2분기 1조1000억원에 달하는 대규모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창사 이래 분기기준 최대 규모의 영업적자다. 최근 발표한 3분기 손실까지 합하면 현대중공업의 올 영업적자는 3조2272억원에 달하는 상황이다.

    이에 현대중공업은 지난 8월 최길선 회장을 구원투수로 다시금 불러들였다. 최 회장이 현대중공업의 경영일선에서 자리를 떠난 지 5년 만이다.

    최 회장은 지난 1972년 현대중공업 평사원으로 입사해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주요 계열사들을 두루 거쳐,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현대중공업 사장직을 역임한 바 있다. 현대중공업이 세계 1위라는 타이틀을 갖는데 가장 많은 공헌을 한 조선업계 베테랑이라는 평가다.

    권 사장의 경우 현대오일뱅크 사장으로 근무하다가 지난 9월 현대중공업 사장 겸 그룹 기획실장으로 자리를 옮겼다. 앞서 권 사장도 현대중공업 부사장직을 역임한 바 있는데다, 현대오일뱅크에서의 업무역량을 인정받아 위기에 처한 현대중공업의 '특급 소방수'로 부름을 받았다.  

    최길선·권오갑 ‘투톱’ 체제를 구축한 신(新) 현대중공업 호(號)는 임원 31%를 줄이고, 현대중공업·현대미포조선·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영업조직을 하나로 통합한데 이어 최근에는 사무직원들 대상으로 성과위주의 ‘연봉제’를 도입하는 등 대대적인 조직 개혁에 나서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