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만9천여명 근로자 중 3천명만 파업 참가 사측 "무노동·무임금 원칙 고수, 생산차질 따른 민형사 책임 물을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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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지난 1994년 이후 20년 만에 파업에 돌입했다. 그러나 노조 집행부와 뜻을 같이하며 실제 파업에 동참한 근로자의 숫자는 전체의 10% 수준으로, 다소 저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공공업 노조는 27일 오후 12시30분 파업출정식을 갖고, 1시부터 5시까지 4시간 동안 부분파업을 실시했다.

    현대중공업 울산조선소에는 약 2만9000명의 근로자가 근무하고 있는데, 실제 파업에 참여한 인원은 3000여명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정병모 위원장을 비롯한 노조 집행부는 전 조합원을 대상으로 파업을 벌이겠다며 사측을 압박해왔다. 그러나 현대중공업이 올 들어 3조원이 넘는 영업적자를 기록하며 창사 이래 최대 위기에 봉착하자, 대다수의 근로자들은 집행부의 뜻에 공감하지 않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 10월22일 집행부가 실시했던 쟁의행위 돌입여부를 묻는 찬반투표에서도 전체조합원 1만7906명 중 1만11명(55.91%)만이 찬성표를 던졌다.

    당시만 하더라도 시장에서는 현대중공업이 지난 2분기 1조1037억원의 영업손실을 입은데 이어, 3분기에도 대형 어닝쇼크를 기록할 것이라고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노조 내부에서도 회사가 어려운 환경에 처했다는 사실이 체감으로 와닿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나 10월30일 현대중공업의 3분기 실적이 발표되며 분위기는 심각해졌다. 회사가 1조934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며, 노조 내부에서도 파업에 회의적인 입장을 보이는 인원이 훨씬 늘어난 것이다.

    회사 경영환경과 관련해 실제 사측 분위기도 초긴장 상태다. 회사의 구원투수로 돌아온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임원 30% 감축 △조선3사(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선박영업본부통합 △기획실 재정비 등의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실시했다.

    권 사장의 경우 대부분의 시간을 울산조선소에서 보내며, 직원들에게 파업을 벌이지 말아달라고 호소하고 있다. 권 사장은 회사 경영상황이 정상궤도에 오를 시 그에 따른 보상을 책임지겠다며, 올해 만큼은 과도한 임금인상 요구를 자제해달라는 입장이다. 권 사장 본인 역시 회사가 이익을 낼 때까지 일절 급여를 받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회사는 이번 파업 참가자들에 대해 무노동·무임금 원칙을 철저히 고수하고, 생산차질에 따른 민형사상 책임을 묻기로 했다.

    노조는 올해 협상에서 △임금 13만2013원(기본급 대비 6.51%) 인상 △성과금 250%+α △호봉승급분 인상 (2만3000원→5만원) △노조 전임자 임금지급 등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사측은 △임금 3만7000원 인상(호봉승급분 2만3000원 포함) △격려금 100%(주식으로 지급)+300만원 △월차폐지 제시안 철회 등을 제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