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리콜' 소식에 '한국산 브랜드 이미지' 실추 우려
  • ▲ 대성 S라인 콘덴싱-듀얼 TV광고 이미지 ⓒ대성쎌틱에너시스
    ▲ 대성 S라인 콘덴싱-듀얼 TV광고 이미지 ⓒ대성쎌틱에너시스

     

    미국 소비자안전위원회(CPSC)의 '대성쎌틱 온수기 리콜(회수·무상수리) 조치'에 국내 보일러 업계의 근심이 커지고 있다. '메이드 인 코리아'를 달고 미국에 진출했던 제품이었던 만큼 이번 리콜조치가 전체 '한국산 보일러 브랜드' 이미지를 실추시킬 수 있어서다. 이로 인해 자칫 '미국 수출길'에 타격을 받지나 않을까 노심초사하고 있다.

     

    5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CPSC는 지난달 13일 보일러전문 기업 대성쎌틱에너시스가 제조·판매하는 순간식 가스 온수기 '에스라인(S-line) 콘덴싱'에 대한 리콜을 실시한다고 공지했다. 대성쎌틱은 미국과 캐나다에서 온수기 제품의 리콜 통보를 받고 현지에서 전수점검을 벌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리콜 대상은 2008년7월부터 올해 8월까지 판매된 제품이다. 미국 2만9000대, 캐나다 2200대다. 

     

    이번 리콜은 제품 과열 문제를 겪은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다수의 민원이 제기되면서 이뤄졌다. 실제 가옥의 벽면이 탔다는 피해보고가 4건이나 있었고 화재 사고도 2차례나 발생한 것으로 전해졌다. CPSC 측은 소비자들에게 즉시 해당 온수기 사용을 즉각 중단하고 무상수리를 반드시 받을 것을 주문했다.

     

    대성쎌틱 관계자는 "배기가 원활하지 않아 그을음이 생기면서 발생한 문제"라며 "제품의 문제가 아니라 현지 설치시공사업자가 제품을 설치하는 과정에서 미숙했다던지, 설치 조건에 맞지 않게 했다던지 해서 발생한 하자다"고 해명했다.

     

    이어 "문제가 발생하기 전 사전에 예측이 되는 부분이 있어 '자발적 리콜'을 통해 신청 고객들을 대상으로 점검하는 차원에서 실시하는 것"이라며 "CPSC에 리콜이 더 이상 접수가 되지 않으면 자체적으로 조정해 종료하게 된다"고 밝혔다.

     

    '자발적 리콜'이란 사업자가 자신이 공급하는 물품 등이 소비자의 생명·신체나 재산상의 안전에 위해를 계속·반복적으로 끼치거나 끼칠 우려가 있어 스스로 결함을 시정하는 것이다. 정부가 나서 리콜을 권고하거나 명령하는 '강제적 리콜'과는 비교된다.

     

    이번 '대성쎌틱 온수기 리콜 조치'는 자발적 리콜이었던 만큼 강제적 리콜보다는 미국 내 파장은 다소 적을 것으로 대성쎌틱 측은 판단하고 있다.

     

    국내 보일러 업계는 그러나, 이와 상반된 의견을 내놓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CPSC가 해당 리콜 공고문에서 대성쎌틱이 화재로 인한 재산피해 2건, 제품 설치 벽면 화재 4건을 포함한 총 40건의 제품 과열에 대한 보고서를 접수했다고 명기하고 있고 화재 위험까지 경고하고 있어 '제품의 신뢰도 하락'은 어쩔 수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더 큰 문제는 이번 '대성셀틱 온수기 리콜 조치'가 대성셀틱의 손해로만 끝나지 않을 수 있다는 것. 실제 보일러 업계에선 '메이드 인 코리아'라는 타이틀을 달고 미국 등지에 진출했던 제품이 문제가 된 만큼 국내 보일러 업계 전반에 악영향을 미쳐 해외시장 개척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보일러 제품을 구매할 때 브랜드만 보고 구입하는 것보단 제품의 생산지가 어딘지를 따지는 경우가 많다. 한국에서 만든 제품이 문제가 발생했다고 하면 모든 한국 제품이 문제있는 제품으로 인식돼 구입을 꺼린다"며 "이번 리콜 조치로 인해 다른 업체 제품들에까지 함께 매도되기도 한다"고 울상을 지었다.

     

    대성쎌틱 관계자는 이같은 우려에 대해 "국내 시장에선 이번 리콜 조치가 부정적으로 인식되는 부분이 있지만 미국은 다르다"며 "미국에선 리콜을 부정적으로 인식하지 않는다. 소비자 권리를 보호하고 책임을 진다는 인식이 더 강하다. 좋은 뜻으로 진행하는 리콜인데 '국가 브랜드 이미지'를 깎아먹었다는 지적은 안타깝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