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重, 조선해양영업실 해체 각사업부 아래 배치…부서별 책임경영 강화
현대重, 통합 선박영업본부 출범…각 사 전략·노하우 시너지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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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현대중공업

    올 들어 전 세계 선박 발주량이 급감함에 따라 수주 가뭄을 겪고 있는 국내 조선업계가 영업 집중도를 높이는 등의 조직 정비를 통해 위기극복에 나서는 모습이다.

    1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중공업은 최근 조직개편을 통해 선박, 시추, 해양플랜트 등 각 사업부문의 영업조직을 하나로 묶던 조선해양영업실을 해체했다.

    대신 각 영업팀을 조선시추사업부와 해양생산사업부 아래로 옮겨 해당 부서장의 지휘에 따르게 했다. 선박영업과 해양영업을 분리해 각 사업부별 영업집중도를 높임과 동시에, 부서별 책임소재도 명확히 하겠다는 것이다.

    경쟁사인 현대중공업은 기존부터 선박영업부와 해양영업부를 별도 운영하고 있고, 대우조선해양의 경우 사업총괄부서 아래 상선, 해양 등 4개의 영업팀을 두고 있다.

    또 삼성중공업은 각 사업부 산하 기본설계팀을 기술영업팀으로 재편, 설계를 비롯한 각종 기술적 측면에서 영업팀을 지원사격 하도록 했다.

    이와 관련해 업계 한 관계자는 "영업과 설계의 결합으로 선주사의 요구사항에 대한 대응력이 높아져, 기존보다 빠르게 시장 트렌드에 맞는 제품개발이 가능해 질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이는 지난 10월 말 현대중공업이 선박영업 강화의 일환으로 울산에 있던 기본설계팀을 서울 계동사옥으로 이전하며, 선박영업본부 소속으로 재배치한 것과 유사하다. 

    앞서 현대중공업그룹도 현대중공업·현대삼호중공업·현대미포조선 등 조선3사의 영업조직을 하나로 통합한 '선박영업본부'를 새롭게 출범하는 등의 영업조직 정비작업을 거쳤다. 흩어져있던 각 사들의 영업전략 및 노하우를 연결해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등 기존 대비 좀 더 밀도 있게 선박영업을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조선사들이 이 같이 공격적인 영업 포지션을 취하는 것은 최근 유가하락으로 오일 메이저들의 해양플랜트 발주가 급감한 것은 물론, 지난해와 비교해 업계 전반적으로 선박 발주가 크게 줄었기 때문이다. 내년도 선박 발주 전망 역시 밝지 않은데다, 엔저를 등에 업은 일본 조선업체들과 낮은 임금과 선가를 무기로 한 중국업체들과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좀 더 적극적으로 영업활동을 펼칠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11월까지 전 세계에서 신규 발주된 선박은 총 3586만7301CGT·1625척에 그쳤다. 지난해 같은 기간 발주된 5194만4363CGT·2522척에 크게 밑도는 수치다. CGT는 수정환산톤수로 선박 부가가치를 감안해 건조가 어려운 배일수록 높은 계수를 반영한다.

    이에 지난해만 하더라도 목표수주 초과달성에 성공하며 신을 내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의 실적에도 제동이 걸렸다. 지난해 261억(삼호중공업 포함), 133억 달러씩을 수주하는데 성공한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은 올 수주목표로 각각 250억, 150억 달러를 제시했다. 그러나 마무리되기까지 약 2주 만을 남겨둔 현재 이 회사들의 실적은 151억, 65억 달러 선에 머물러있다.

    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는 연 초부터 선가가 바닥을 찍음에 따라 이 때 선박을 사놔야겠다는 선사들의 발주 심리가 크게 작용했고, 특히 드릴십 등 해양플랜트 수요가 많아 조선사들이 한 번에 많은 금액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라며 "올 들어서는 석유가격이 급락하며 해양플랜트 발주 역시 급감한 반면, 셰일가스 등의 영향으로 LNG(액화천연가스) 운반선에 대한 수요는 꾸준히 늘고 있어 조선사들이 특히 선박부문 영업에 힘을 싣는 것으로 보인다"라고 말했다.

    지난해 초 126포인트까지 떨어졌던 클락슨 선가지수는 올 들어 138~140포인트 선을 유지하고 있다. 클락슨 선가지수는 1988년 1월의 선가를 100으로 잡아 특정 시점의 전 세계 선박 가격 평균을 보여주는 지표로 활용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