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임원 사직서 제출하라"한 지 4일 만…속전속결 조직 슬림화 통해 신속한 의사결정에 힘줄 듯

  • 현대중공업그룹이 전체 임원의 약 30%를 잘라내는 등 강도 높은 임원인사를 단행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현대중공업, 현대미포조선, 현대삼호중공업 등 조선 3사의 임원 262명 중 31%에 달하는 81명을 감축하기로 결정했다고 16일 밝혔다. 이는 지난 12일 오전 본부장 회의에서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이 "전 임원으로부터 사표를 제출받고, 임원인사를 앞당겨 실시하겠다"고 결정한지 4일만이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어려움에 처해있는 회사에 변화를 주고, 체질개선을 통해 경쟁력을 회복하는 것이 시급하다는 판단에 따라 조기 인사를 단행했다"며 "조직을 슬림화해 신속한 의사결정이 이루어지도록 하고, 여기에 맞는 인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한 것이 이번 인사의 핵심"이라고 밝혔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이번 인사에서 임원 승진도 단행했다. 하경진 현대삼호중공업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문종박 현대오일뱅크 대표이사 부사장을 대표이사 사장으로 각각 승진 발령했다.

    또 현대중공업 이성조 상무를 전무로 승진시키는 등 31명을 승진발령하고, 박희규 부장 등 28명을 상무보로 신규 선임했다. 지난 해에는 58명 승진에 45명의 신규 선임이 이루어진 바 있다.

    이번 인사의 특징 중 현대중공업그룹 최초로 생산직 출신 임원이 탄생한 것도 빼놓을 수 없다. 현대중공업 조선사업본부 생산현장에서 드릴십(원유시추선) 품질검사를 담당하고 있는 노동열 기정(技正)이 그 주인공으로, 노동열 기정은 1974년 7급기사로 입사해 조선소 현장에서 선박품질분야에서만 40년을 근무한 이 분야 최고 전문가이다

    한편 이번 임원 인사 명단에는 정몽준 현대중공업그룹 최대주주의 아들 정기선 경영기획팀 수석부장도 포함됐다. 정 부장은 상무보를 거치지않고 상무로 곧바로 승진, 본격적으로 경영 활동에 나설 것을 예고해 눈길을 끌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