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과·보상·대책' 등 해결안 내년 1월9일까지 조정위 제출키로청문 절차 도입... 조정위 2차 회의 내년 1월 16일언론 소통 창구 '조정위'로 단일화도
  • ▲ 김지형 조정위원장(가운데) ⓒ정재훈 기자
    ▲ 김지형 조정위원장(가운데) ⓒ정재훈 기자

     

    삼성전자, 삼성직업병가족대책위원회(이하 가족대책위), 반올림(반도체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이 18일 조정위원회 1차 회의에 참석해 상견례를 갖고 3가지 안건에 대해 합의했다.

    이날 오후 3시부터 서울 서대문구 법무법인 지평 회의실에서 열린 조정위 1차 회의에는 삼성전자, 가족대책위, 반올림 3개의 주체가 참여했다. 조정위 설립 후 첫만남인만큼 실질적인 해결책에 대한 논의가 아닌, 향후 조정위 운영 방안에 대한 내용을 집중적으로 논의 했다.

    약 2시간 30여분만에 조정위 1차 회의가 끝나고 조정위원장인 법무법인 지평 변호사 김지형 전 대법관은 짤막한 브리핑을 통해 "조정에 참여하시는 분들(3개 주체)이 함께 역사를 만들어가자는 취지에 공감을 해준 것 같다"면서 "앞으로 남은 조정 절차에 계속적인 협조를 당부했다"고 밝혔다.

  • ▲ 삼성전자-반올림-가족대책위가 참여한 조정위원회 1차 회의 현장 ⓒ정재훈 기자
    ▲ 삼성전자-반올림-가족대책위가 참여한 조정위원회 1차 회의 현장 ⓒ정재훈 기자

     

    김 전 대법관에 따르면 조정위 1차 회의 주요 내용은 3가지로 압축된다.

    먼저, 기존에 논의해 왔던 3가지 의제인 '사과, 보상, 대책'에 대한 해결안을 조정위가 3개 주체로부터 받기로 합의했다. 제안서 제출 기간은 내년 1월 9일까지다. 조정위는 각 주체의 제안을 받아 수렴을 한 뒤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고 조정위 2차 회의 때 제안에 대한 내용을 논의한다는 계획이다.

    둘째로 조정위는 청문 절차를 도입하기로 했다. 3개 주체가 해결안을 제출하면 다음 조정위 2차 회의 때 각 주체의 설명을 듣고 제안의 의미를 충분히 확인한 뒤 다른 주체들이 이에 대한 질문을 하는 형식으로 청문 절차를 밟게 된다. 조정위 2차 회의는 내년 1월 16일 오후 2시로 예정 돼 있다. 조정위는 청문 절차 이후, 별도로 교섭주체들 사이의 의견차를 좁혀가는 절차도 계획하고 있다.

    세번째로 합의한 사안은 '소통 창구 단일화'다. 그 동안 삼성전자, 반올림, 가족대책위 3개 주체가 각각 자신들의 입장을 언론에 따로 이야기하는 과정에서 혼선이 생기고 서로 오해를 야기하는 부분이 있다는 판단에, 조정위는 앞으로 외부 소통 창구를 조정위로 단일화하자고 제안했고 교섭주체들도 그 부분에 동의했다.

  • ▲ (왼쪽부터) 반올림 측 교섭단장 황상기 씨,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전무, 가족대책위 송창호 단장 ⓒ정재훈 기자
    ▲ (왼쪽부터) 반올림 측 교섭단장 황상기 씨, 백수현 삼성전자 커뮤니케이션팀 전무, 가족대책위 송창호 단장 ⓒ정재훈 기자

     

    김지형 전 대법관은 "노동분쟁에 비유하자면 그전까지는 노사가 직접 교섭 테이블에 앉아 협상하는 방식이었다면 지금은 제 3의 조정기관이 주체들로부터 해결방안에 대한 이야기를 듣고 이를 수렴해 권고를 하는 방식"이라면서 "권고안을 만들어 나가는데 있어 법률적 자문이나 산업보건 분야 전문 지식에 관한 자문 등도 필요하기 때문에 확언하기에는 불확실한 요소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일단 반올림이 조정회의에 참여하게 돼 모두 환영하는 입장이고 모두들 빨리 이 사안이 매듭지어 지기를 바라고 있다"면서 "조정위는 앞으로 최대한 공정하게 회의를 진행해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삼성과 반올림, 가족대책위가 한 자리에 모인 것은 지난 10월 8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9차 협상 이후 71일 만이다. 이날 조정위 1차 회의가 끝난 후 3개 주체 측 관계자들은 대체로 밝은 표정으로 회의실을 떠났으며 빠른 시일내 협의에 도달할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내비쳤다. 

    앞서 삼성전자는 직업병 피해자 문제 해결을 위해 지난 5월부터 반올림 및 피해자 가족들과 협상을 벌여왔다. 그러나 협상이 진전되지 않자 반올림에서 6명의 피해자 가족들이 이탈해 가족위원회를 꾸리고 별도 협상을 선언하면서 협상 주체는 현재 3개로 늘어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