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장 이틀 만에 상한가 찍고 시총 13위


  • 지난 18일 증시에 입성한 제일모직이 이틀 연속 강세를 보이면서 결국 상한가까지 치솟았다. 시가총액도 공모가대비 10조원이나 불어났다. 파이낸셜타임스스톡익스체인지(FTSE)와 모건스탠리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지수 조기 편입에 대한 기대감 덕분이다.

    19일 제일모직은 전일보다 가격제한폭인 14.60%(1만6500원)까지 오른 채 12만95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이는 제일모직의 공모가(5만3000원) 보다 144% 오른 수준이며, 시초가(10만6000원) 보다도 22%가량 높다.

    이날만 거래량이 455만1234주에 달했고, 거래대금은 5663억원을 기록했다. 기관이 269억원 순매수를,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210억원, 76억원 순매도를 나타냈다.

    특히 증권가에서 제시한 제일모직의 목표주가보다도 주가가 더 많이 오른 것이다. 국내 증권사 9곳이 제시한 제일모직의 목표가 평균은 9만5333원으로, 각 증권사들이 7만원부터 12만5000원까지 제시한 바 있다.

    앞서 전날 상장한 제일모직은 공모가(5만3000원)대비 두 배 수준인 10만6000원에 시초가를 형성, 6% 급등한 11만3000원에 장을 마쳤다.

    이에 따라 시가총액도 크게 불어나 이날 종가 기준 17조4825억원을 기록하면서 14위인 KB금융(14조9132억)을 따돌렸다. 12위인 기아차(21조2005억)와의 격차도 3조7180억원에 불과하다.

    제일모직의 시총은 공모가 기준(7조1550억)으로 생각하면 상장 이틀만에 10조원이나 불어난 셈이다. 시초가 기준 시총(14조3100억)보다도 3조원이 늘었다.

    제일모직의 주가가 크게 오른 데에는 삼성그룹 지배구조 이슈뿐 아니라 글로벌 인덱스 지수 조기 편입에 대한 기대감이 기름을 부었다.

    MSCI는 18일(현지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제일모직을 MSCI 코리아 스탠다드 지수에 편입키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지수 편입일은 내년 1월 6일이다.

    FTSE 역시 오는 30일부터 제일모직을 지수에 조기 편입하기로 했다고 공지했다. 총 6개의 FTSE 지수에 제일모직이 편입된다.

    MSCI지수와 FTSE지수는 글로벌 펀드 자금의 투자 기준이 되는 지수다. MSCI는 미국 투자은행(IB)인 모건스탠리가, FTSE는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런던거래소가 공동설립한 FTSE인터내셔널이 각각 작성해 발표한다.

    이에 따라 이들 지수를 추종하는 해외 펀드 등을 통해 많은 자금이 제일모직으로 유입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앞서 계열사인 삼성SDS가 상장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이들 지수 편입으로 주가 상승 랠리를 달린 바 있다. 이 같은 학습효과에 투자자들이 일찌감치 제일모직으로 몰려든 것으로 보인다. 삼성SDS는 FTSE편입일부터 MSCI편입일 하루 뒤까지 5일간 외국인 순매수 1조1000억원을 빨아들였다.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주요 지수 중 추종자금 규모가 가장 큰 것은 MSCI지수로, 자금 약 40조원이 이 지수를 따르고 있다. 대부분 인덱스 편입에 따라 해당 종목을 즉각 매입하는 형태의 자금이다. FTSE의 한국 관련 추종자금 규모는 15조원 안팎으로 파악된다.

    업계에서는 제일모직이 두 지수에 편입되면 제일모직으로 1000억~2000억 규모의 유입금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아직 편입 여부가 결정되려면 한 달가량의 시간이 남았지만, 코스피200지수에도 제일모직이 편입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코스피200을 추종하는 자금은 KODEX200 등 8개 ETF의 시총 합계만 8조원이 넘기 때문에 최소 20조원이 이 지수를 따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만약 제일모직이 코스피200지수마저 편입이 확실시 된다면 추가로 700억~900억원가량이 제일모직으로 흘러들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 같은 인덱스 조기 편입은 주가 과열 양상으로 이어져 추후 변동성 확대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강송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삼성SDS의 경우에서도 나타났듯이 상장 직후 인덱스 편입에 따른 매수 유입은 특히 주가 밸류에이션이 과도할 경우 비중축소의 기회가 될 수 있다"며 "MSCI 등의 조기편입이 확정됐기 때문에 공모로 받은 물량에 대한 차익실현 기회로 활용하면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제일모직이 상한가를 기록하면서 최대주주인 이재용 부회장의 지분(23.24%) 가치는 전일 3조5448억원에서 4조624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부진·이서현 자매의 지분가치도 각각 1조3541억원으로 불어났다. 세 남매의 제일모직 지분가치의 합은 6조7706억원으로, 이건희 회장의 지분가치(6026억원)를 더하면 7조3732억원에 달하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