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물량 공습'
한샘·리바트 자구책 '비상'

지난 18일 가구공룡이라는 별칭을 가진 이케아가 광명점에 정식 오픈했다. 개장 당일 이케아를 찾은 고객 수는 무려 4만 명을 육박했다.

이케아코리아는 정식 개점일과 이케아 회원을 대상으로 실시한 프리오픈(16~17일) 동안 이케아를 방문한 고객 수가 4만 8000여 명으로 집계됐다고 21일 밝혔다. 이케아 가입자 수는 10만 명을 훌쩍 넘어섰다.

오픈 당일인 18일엔 주차장에 진입하는데 40분이나 소요되고 매장 출입에도 1시간 이상 걸릴 정도로 장사진을 이뤘다.

이케아 광명점은 연면적 13만1550㎡, 매장 규모 5만9000㎡이며 가구, 침구, 생활인테리어용품 등 무려 8600여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 이는 세계 최대규모로 향후 이케아는 2020년까지 한국에 5개점을 추가 오픈할 계획이다.

이케아코리아는 광명 1호점을 기점으로 경기도 고양시 원흥지구에 2호점을 공사할 예정이며 3호점은 서울 강동구 고덕동 부지에 세워질 것이라고 전했다.

국내 총 5개의 점포에서 걷어들일 매출은 5700억원으로 국내 가정용 가구 시장의 20%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같은 이케아의 대량물량 공습에 중소가구업계는 물론 한국 굴지의 가구업체인 한샘과 리바트까지 시름을 앓고 있다. 실제로 1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한샘, 현대리바트 등 브랜드가구업체의 주가는 최근 고점 대비 각각 25%, 24% 하락했다.

현재 1만1천여개의 국내 가구 업체 중 10인 이하 회사는 9천여 곳에 달하며 영세 업체가 대부분인 것으로 드러났다. 가구 업계는 제품 구성과 가격 경쟁력에서 이케아의 적수가 되지 못할 것이라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가구업계는 이케아의 공습에 대비할 자구책 마련에 한창이다. 한샘과 리바트 등은 대형 플래그숍을 열어 고객 유치에 나섰으며 지역 가구공단은 잇따라 가격할인 전쟁에 뛰어들었다.

한샘 관계자는 "한샘은 10년 이상 사용하는 가구로, 이케아의 타겟층과 다르다"며 "오래 쓸 수 있는 튼튼한 가구를 제작하기 위해 노력을 다하고 있으며 좋은 자재와 높은 품질 기준에 전문가의 전문 시공 서비스까지 더해 고객만족도를 높일 것"이라고 전했다.

현대리바트측은 "이케아 영향은 있겠지만, 올해 오픈한 대형매장 실적이 새로 반영될 예정이고 특판부문에서 물량확대를 실시하는 등 시장재편에 따른 점유율 증가를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하균 대한가구산업협동조합연합회 전무는 "이케아가 오픈한 지 얼마 되지 않았지만 지역 가구소상공인들이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다"며 "가구산업 지원센터를 통해 디자인 개발 및 데이터베이스 구축 등으로 기존 시장 점유율을 유지해 나가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일 이케아 광명점 반경 7km 내에 위치한 광명 가구 거리에는 이미 할인 전쟁이 한창였다. 한 가구점 사장은 "이케아가 오픈을 하자마자 그렇잖아도 불경기였던 거리에 손님이 더욱 줄었다"며 "세일을 많이 하고 있지만 침구부터 생활용품까지 다루지 않는 제품군이 없어 이케아와 대적할 수 있을지 모르겠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현재 이케아는 광명시청에 소상공인들 육성을 위한 지역협력계획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소상공인들을 위한 전시장은 물론 전통 시장을 경유하는 버스 노선 개설 등이 포함됐지만, 실질적으로 소상공인에게 돌아갈 혜택은 적을 것이라는 분석이 팽배해 그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4년 전 먼저 이케아의 상륙이 이뤄진 중국 선양시의 경우, 이케아의 영향으로 선양 가구업계는 가격과 매출에 타격을 받아 도매시장뿐 아니라 선양시 인근 다른 가구 많은 가구점들마저 줄줄이 문을 닫는 시련을 맛봐야 했다. 지난 2010년부터 선양 가구업계와 이케아와의 싸움은 현재진행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