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에 강한 '무기단열재', 유기단열재보다 단가는 저렴…시공 비용 비싸우리나라 무기단열재 사용 비중 20% 미만…중국은 '의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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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이종현 사진 기자


    지난 10일 의정부 화재 참사와 관련해 석유화학제품을 원료로 만든 '유기단열재'가 화재 확산의 원인 중 하나로 꼽히면서 화재에 취약한 '유기단열재'가 아닌 '무기단열재'를 건축물 외보온재료로 사용하도록 법제화해야한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13일 KCC 등 업계에 따르면 단열재는 열을 차단하는 등 건물을 보온하기 위한 목적으로 쓰이는 재료로, 제조 원료에 따라 '무기 단열재'와 '유기 단열재'로 나뉜다. 그 중 이번 참사가 발생한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는 석유화학제품을 원료로 만든 '유기단열재'를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유기단열재'는 석유 부산물로 만든 스티로폼이나 우레탄을 말하며 인화성이 강한 가연성 자재로 분류된다. 이는 유독가스를 배출하기 쉬운 특성을 지녔다.

    반면 모래와 현무암을 주 원재료로 하는 무기단열재는 불에 강하고 친환경성을 갖춰 프레온가스나 휘발성 유기화합물 등이 거의 방출되지 않고 유기단열재에 비해 에너지소모량이 적어 지구온난화 방지에도 효과적이다.

    또한 무기단열재는 화재사건의 큰 원인 중 하나로 꼽히는 유독가스 배출이 적은 것이 특징이다. 이에 따라 국내 건축자재 기업인 KCC는 무기단열재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같은 무기단열재의 장점에도 불구하고 유기단열재보다 가격이 비싸다는 이유로 국내 건설업계는 사용을 자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가격을 비교해보면 무기단열재가 유기단열재보다 단가는 싸다. 유기단열재는 제곱미터당 단가가 9000원에서 15000원대에 판매되고 있으며 무기단열재의 경우 제곱미터당 7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그러나 무기단열재는 시공할 때 인건비를 포함한 시공비용이 더 비싸기 때문에 시공비를 모두 포함한 금액을 따지면 무기단열재가 유기단열재보다 제곱미터당 약 5000원 정도 비싸다. 건설업자의 입장에서는 조금이라도 비용이 저렴한 유기단열재를 사용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 KCC 관계자는 "건설업계에서 무기단열재보다 유기단열재를 사용하는 것은 가격뿐만 아니라 가공하기 쉬운 유기단열재의 특성"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우리나라 무기단열재 사용 비율은 20% 미만에 그친다.

    반면 우리나라를 제외한 미국 유럽 중국 등은 무기단열재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있다. 특히 미국과 유럽은 무기단열재 사용 비중이 70%가 넘으며 중국의 경우 지난 2010년 128명의 사상자를 낳은 상하이 아파트 화재사고 이후 현재 건설 중인 건축물 외보온재료로 모두 무기단열재를 사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반면 국내에서는 건축시 무기단열재·유기단열재 사용에 관한 법률이 제정 돼 있지 않아 개별 시공업자 편의대로 사용할 수 있다. 지난해 5월 경기도 고양종합터미널 화재 사건만 봐도 실내 자재가 타면서 유독가스가 퍼지는 바람에 다수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실내 자제에 무기단열재를 썼다면 의정부  참사나 고양종합터미널 참사 등이 대형 사고로까지 번지지는 않았을 것이라는 게 업계 다수의 의견이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가연성 건축자재로 인해 최근 대형화재가 많이 발생해 안타깝다"며 "이같은 참사를 막으려면 가연성 자재가 아닌 '불연재', 즉 '무기단열재'를 사용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나라는 현재 무기단열재 사용 비중이 굉장히 낮은 편"이라면서 "대형화재를 막기 위해서는 무기단열재 사용을 법제화시키는 것도 방안 중 하나일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