强원화-弱유로 변동성 도전 직면, 현대·기아차 촉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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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관∙비관도 힘들다." 유럽發 대규모 양적 완화가 현실화되면서 자동차 업계의 손익계산은 신중한 입장이다.
사상최대 규모의 경기부양에 따라 유럽 경제와 소비가 나아진다면 대(對) 유럽 수출에 긍정적일 수 있지만, 유로화 약세도 수반된다는 점에서 현대차, 기아차 등은 매출 감소나 경쟁 차량대비 열세에 설 수 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유럽 생산∙수출 비중을 확대해온 자동차 업계에 미치는 파장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로 환율은 유럽중앙은행(ECB)이 경기부양 소식을 전한 직후 23일 오전 1228대를 기록하고 있다. 최근 3년 새 최저에 해당하는 수치다.
◇ 유럽 비중 커진 현대∙기아차 '촉각'=국내 완성차 업체 현대차와 기아차의 유럽 매출 비중은 20%를 넘는다. 현대차 수출 물량 중 유럽 지역 물량이 차지하는 비중이 25%, 기아차 역시 최근 급증하면서 30%를 웃돈다.
원·유로 환율이 떨어지면 이는 원화값이 비싸졌다는 것으로 유럽 수출 비중이 높은 기업에는 악재가 된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유로 환율 하락은 최근 유럽 지역 수출 비중이 늘고 있는 자동차 업체의 실적 전반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기아차의 경우 최근 2~3년 유럽 지역 판매량 증가 1위를 차지할 정 도로 수출이 급증했는데, 이는 유로 강세의 영향이 컸다. 하지만 최근 러시아 루블화 폭락으로 수출이 급감했고, 유로화 약세가 진행되면 기아차의 유럽 수출은 다시한번 타격을 입을 수도 있다.
환율 하락 탓에 기아차보다 유럽 현지 자동차의 가격 경쟁력이 높아질 수 있다 는 것이다.
지난해 유럽시장에서 현대차는 전년보다 0.5% 증가한 42만4천467대,·기아차는 4.2% 증가한 35만3천719대를 각각 판매해, 현대·기아차를 합친 유럽시장 점유율은 6.0%로, 전년의 6.2%보다 0.2%포인트 하락했다.
◇달러 강세에 상쇄효과, 파장 제한적=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유로화 노출 정도가 달러에 비해 낮기 때문에 충격이 그렇게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북미 시장과 중국 등 신흥시장 판매 상승세 등을 통해 유로화 약세 충격을 완화할 것으로 전망했다.자동차업체들의 달러에 대한 노출도가 유로화보다 크기 때문에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란 분석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유로 약세 여파를 달러 강세가 상쇄하는 작용을 할 수 있다"며 “생산 단가 경쟁력을 통해 유로화 약세 에 따른 이익 감소를 보충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