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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중국,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소홀해진 유럽의 움직임에 우리 기업들이 다시 주목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통합되는 유럽연합(EU)의 움직임을 활용하면 효율적으로 보다 넓은 시장을 확보할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코트라(KOTRA)는 2일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15년 이후 유럽 각 국의 주요 제도 변화'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올해 이후 유럽의 제도 변화는 3T로 요약된다"고 강조했다. 3T는 무역기술장벽(Technical barrier), 교역 (Trade), 통합(inTegration)을 말한다.
보고서는 "최근의 유럽은 무역기술장벽(Technical barrier) 등 비관세장벽을 통해 외부의 진입은 막으면서도, 과감한 FTA(자유무역협정)를 통해 시장은 넓혀 나가고(Trade), 역내 통합을 가속화해 하나의 유럽(inTegration)이라는 모습을 점점 갖춰 나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최근 중국, 미국에 비해 상대적으로 관심이 소홀해진 유럽의 움직임에 다시 주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유럽은 내년 중 비관세장벽을 설치.강화할 예정이다. 특히 보건, 에너지, 환경 분야 등의 각종 규정을 확대할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오는 6월부터는 화학물질 분류, 표지 및 포장 규정(CLP)이 혼합물과 완제품까지 확대 적용된다.
가정용 오븐, 히터, 온수기 등으로 전기·전자제품의 '에너지 라벨 부착 의무대상'도 확대된다. 오는 9월부터는 경상용 자동차 배출가스 규제인 'EURO 6'가 적용된다.
게다가 최근 EU는 동시다발적인 FTA체결을 추진하고 있다. EU는 이미 우리나라와 FTA를 체결한 미국, 캐나다, 베트남과 올해내 타결 및 발효를 목표로 FTA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또한 지난해부터 'EU-중국 투자협정(BIT)'도 추진해 오고 있어 조만간 유럽 기업의 대(對) 중국 투자진출도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EU의 통상강화 기조는 유럽 기업들의 세계 시장 진출에 유리하게 작용해 우리 기업들의 FTA 선점 효과를 상쇄시킬 우려가 있다"며 "이에 대한 산업계의 대비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당부했다.
보고서는 아울러 "막바지에 접어든 유럽 통합에도 주목할 만하다"고 조언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통합의 움직임은 조세와 노동 분야에서 특히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한 예로 EU는 2016년부터 전자 공공조달(e-Procurement)을 단계적으로 의무화할 예정이며, 세계 최대 규모인 EU 공공조달 시장의 통합이 촉진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전문 인력의 역내 이동 자유화 정책의 일환으로 2016년부터 도입되는 '유럽직업카드(EPC) 제도' 있다. 이 제도는 간호사, 의사, 약사, 물리치료사, 엔지니어 등 전문 직업군에게 전자코드를 부여해 유럽연합 회원국 내 어디서든 전문 자격을 인정하는 제도다. 보고서는 "우리 기업들은 통합되는 유럽연합의 움직임을 활용해 효율적으로 보다 넓은 시장을 확보할 기회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최현필 코트라 브뤼셀무역관장은 "유럽의 이러한 움직임은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라며 "우리 기업들은 유럽시장의 높아지는 무역 장벽을 극복해 통합돼 가는 시장에 효율적으로 진입하는 한편 유럽 기업들의 여타 FTA시장 진출 확대에 대비해 판로 안정을 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