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공장, 유럽수출 기지서 인도·신시장 중심 공급 다변화 터키공장, 유럽소형차 공급기지 역할 확대
  • ▲ 사진제공=현대차
    ▲ 사진제공=현대차

    "인도와 터키공장을 두 축으로 철저한 현지화를 통해 인도, 중동, 아프리카 등 신시장을 확보하라"

    추석 연휴 기간 휴식 대신 해외공장 점검에 나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지 전략 차종의 비중을 늘려 중동, 아프리카 등 새로운 시장의 개척에 나설 것을 강조했다.

    9일 정몽구 회장은 터키 이즈밋시에 위치한 현대차 터키공장을 방문했다. 앞서 지난 6일 한국에서 인도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던 정 회장은 타밀나두주 첸나이에 위치한 인도공장에도 들려 각 공장의 생산 및 판매 현황을 점검하고 현지 임직원들을 격려했다.

    정몽구 회장이 인도와 터키공장을 방문한 것은 각각 4년과 7년 만이다. 정 회장의 이번 출장은 두 공장의 전략적 역할 변화에 따른 현지전략 차량의 생산 품질을 직접 살핀다는데 의미가 있다.

    인도공장은 당초 유럽 수출의 전진기지로 사용됐으나, 인도 시장에 집중하는 생산 거점으로 역할이 변경됐다. 터키공장의 경우 유럽 소형차의 생산거점으로 역할이 강화된다. 이는 인도 시장 공략 강화와 터키공장의 유럽 전략 차량 생산 확대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현대차는 이 두 거점을 통해 이원화된 현지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차명은 물론 플랫폼 및 디자인을 공유하지만, 차량 크기부터 각종 사양까지 인도와 유럽 각 시장에 최적화된 제품을 개발해 판매하는 전략이다. 지난해 신형 i10으로 각 시장에서 성공을 거뒀으며 올해는 신형 i20를 앞세워 유럽과 인도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계획이다.

    또 현대차는 중동, 아프리카 등 포스트 브릭스(BRICS) 시장으로도 판매망을 넓힌다는 방침이다.

    정몽구 회장은 "최고의 경쟁력은 철저한 현지화에서 비롯된다"며 "각 시장별 고객들의 성향과 특성을 철저히 분석해 자동차를 개발하고 판매해야 치열한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정 회장은 양 공장에서 생산되는 신형 i20에 큰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각 공장에서 생산되는 i20는 같은 플랫폼과 성능을 갖고 있지만, 인도와 유럽 소비자들의 기호에 따라 적용되는 옵션에 차이가 있다. 인도에서는 지난달부터 신형 i20의 양산에 돌입한 상태고, 터키공장은 올 10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인도시장의 경우 올 초만 하더라도 자동차에 대한 수요가 바닥까지 떨어진 곳이다. 그러나 지난 5월 신정부 출범 후 소비세 인하 정책이 연말까지 연장되며 4개월 연속 차량 판매가 증가하는 추세다. 한국자동차산업연구소는 올해 인도 자동차 시장이 246만대에서 253만대로 2.7% 증가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정 회장은 i20를 앞세워 현대차 성장세의 고삐를 바짝 죄어야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는 지난해 인도 전략 소형차인 그랜드 i10을 통해 승용 시장 점유율을 19.2%에서 20.7%로 끌어올린 바 있다.

    정몽구 회장은 "최근 시장이 다시 회복세로 전환되고 있다"며 "늘어나는 시장을 효과적으로 공략하기 위해서는 시장을 압도하는 제품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지난달 생산을 시작한 i20는 인도 중심 거점으로 거듭난 인도공장의 첫 생산 모델"이라며 "인도 시장을 위해 개발된 i20의 현지 밀착 판매 전략을 통해 인도 시장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라"고 주문했다. 

    한편 정몽구 회장은 추석 명절임에도 현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주재원 및 가족 200여 명을 직접 만나 노고를 치하했다. 정 회장은 인도, 터키 등 각 방문지 마다 이들과 만찬을 함께 하며 의견을 경청하고, 한국에서 가져온 명절 선물을 전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