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용광로(고로)에서 직접 쇳물을 뽑겠다는 동국제강의 숙원이 가시화하고 있다.
23일 동국제강에 따르면 동국제강과 포스코, 브라질 최대 철광석 회사인 발레가 3:2:5의 비율로 총 54억6000만 달러를 투자한 브라질 CSP 제철소의 종합공정률은 1월 현재까지 76%에 도달했다. 오는 12월 화입식을 거쳐 내년 상반기부터는 상업생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에 맞춰 22일(현지시간) 브라질 세아라주 빼셍 산업단지 내 CSP 제철소 건설현장에서는 'CSP 고로 연와 정초식'이 개최됐다. 이날 행사에는 장세주 동국제강 회장, 무릴로 페헤이라 발레 회장, 김진일 포스코 사장 등 150여명의 관계자가 참석했다.
연와 정초식은 내화벽돌에 염원하는 글자를 적어 고로의 안전과 성공적인 가동을 기원하는 행사다. 철광석과 코크스를 넣어 1500℃의 쇳물을 만들어내는 만큼 고로 외피를 보호하기 위해서는 내부에 강한 열과 쇳물의 무게를 견뎌낼 수 있는 내화벽돌을 쌓는다. 내화벽돌의 내구성 여부가 한번 불을 붙이면 15~20년 동안 사용해야하는 고로의 수명과 직결되는 만큼 그 첫 장을 올리는 정초식은 큰 의미를 갖는다. -
장 회장은 고로 축조에 사용될 내화벽돌에 '꿈이 현실이 되어 세계에서 제일가는 공장이 되기를 기원합니다'라는 문구를 직접 새겼다. 2007년 말부터 추진해온 브라질 제철소 성공에 대한 강렬함 염원을 담은 것.
브라질 제철소 CSP에 설치되는 고로는 연간 최대 312만t의 쇳물을 생산할 수 있다. 집진설비를 보강해 원료 장입 시 발생되는 비산 먼지 농도를 일반 고로 대비 평균 20%까지 줄이도록 설계하는 등 친환경적인 고로로 만들어지는 것이 특징이다.
고로 제철소가 없었던 동국제강은 CSP가 가동될 경우 후판 사업부문에서 높은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된다. 동구겢강 측은 CSP를 통해 매출 증대, 원자재 조달 비용 절감 등으로 연간 1000억원의 수익성 개선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동국제강은 CSP가 생산하는 슬래브 300만t 중 우선권이 있는 160만t을 고급강 중심으로 특화해 차세대 고급 후판 생산기지인 당진공장과 글로벌 일관 체제를 구축한다는 방침을 세운 상태다.
앞서 장 회장은 지난해 7월 창사 60주년을 맞아 임직원에게 보내는 동영상 메시지에서 "브라질 쎄아라에서 글로벌 역량을 개척하자"며 "영속성을 가진 ‘페럼(ferrum)’처럼 100년을 넘는 동국제강이 되길 바란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