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시장 1000만 돌파하자, 투자자 기업·산업銀 '대박'"관객 몰리면 이자 더 드려요"… 영화 연계 마케팅 상품 등장
  • ▲ ⓒ 영화 국제시장 포스터 캡쳐
    ▲ ⓒ 영화 국제시장 포스터 캡쳐

    ‘영화가 뜨니, 은행이 웃는다?’

저금리 기조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은행들이 영화로 눈길을 돌리고 있다. 은행들은 영화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가 하면, 영화와 연계한 마케팅을 실시해 예금 고객을 끌어모으는  등 영화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으려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국제시장 뜨니 기업·산업銀 '방긋'

2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영화 ‘국제시장’의 누적 관객수는 1271만9606명으로 집계됐다. 이는 ‘태극기 휘날리며’(누적 1174만6135명), ‘왕의 남자’(누적 1230만2831명), ‘광해, 왕이 된 남자’(누적 1231만9542명) 등의 기록을 앞지른 수치다.

이처럼 ‘국제시장’이 대박을 터뜨리면서, 영화에 투자한 기업은행과 산업은행도 덩달아 신이 난 표정이다. 

기업은행은 'IBK금융그룹문화콘텐츠상생협력투자조합(150억원 규모)'에 IBK캐피탈과 함께 100억원을 출자했는데, 이 중 국제시장 제작에 6억5000만원이 투자됐다.

이 영화는 관객 600만명 돌파시 손익분기점을 넘긴다. 국제시장은 이미 지난 달 2일 이를 돌파했고, 기업은행은 일찌감치 원금 회수를 마쳤다. 영화업계에서는 관객 수 1000만명을 돌파한 국제시장을 통해 기업은행이 50%를 넘는 수익을 얻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최고 흥행영화 '명량' 제작에도 5억원을 투자한 바 있다. 명량의 관객 수가 1700만명을 돌파한 만큼, 100% 수익을 올릴 것으로 영화계에서는 전망하고 있다. 

기업은행은 국제시장과 명량의 성공으로 한층 고무된 분위기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2016년까지 매년 2500억원씩 총 7500억원을 문화콘텐츠 산업에 공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산업은행 역시 영화 ‘국제시장’에 300억원을 투자했다. 단, 산업은행의 경우 기업은행과는 달리 펀드를 통해 간접 투자했다.

산업은행은 ‘CJ E&M 문화콘텐츠펀드’라는 상품에 투자했다. 이 펀드는 CJ E&M에서 진행하는 영화 등 문화콘텐츠 관련 지식 재산권에 투자하는 펀드로, 총 규모는 600억원이다.

산업은행은 펀드 만기일인 오는 2018년 3월에 정산 받을 예정으로, 기대 수익률은 8% 수준이다. 정기예금 수익률이 1% 수준인 것과 비교하면 꽤 높은 셈이다.

◇ '영화 뜨면 금리 더 드려요'… 이색 상품 등장

은행권에서는 영화와 금융을 묶어서 마케팅하는 상품도 등장했다. 영화를 알리려는 영화사와 어려워진 영업 환경에서 고객을 더 끌어모아야 하는 은행, 조금이라도 더 높은 금리를 찾으려는 소비자들의 요구가 모두 충족시키는 마케팅인 셈이다.

우리은행은 지난 2010년부터 영화 관객 수에 따라 우대금리를 주는 ‘시네마정기예금’ 시리즈를 판매하고 있다. 이 상품은 영화와 연계된 금융상품에 가입해 흥행실적에 따라 우대금리를 받을 수 있는 콘텐츠 연계상품으로, 특정 기간 동안만 판매하는 한정 상품이다.

우리은행은 ‘김종욱 찾기’, ‘써니’, ‘7광구’, ‘오싹한 연애’, ‘변호인’ 등을 시리즈로 내놨다. 최근에는 조선시대 궁중의상극을 담은 영화 ‘상의원’을 내놓기도 했다.

지난달 9일까지 판매된 이 예금은 관람객 200만명을 돌파하는 경우 연 2.30%의 금리를 제공하는 상품으로, 13번째 시네마정기예금이었다.

하나은행도 지난해 12월 국제시장의 관객 수와 우대금리를 연계한 ‘하나 무비 정기예금 국제시장’을 판매했다. 

이 상품 역시 총 300억원 한도 내에서 판매된 한정 상품이었다. 기본금리 연 2.15%로 이달 30일까지 관객 수가 500만~1000만명이면 연 2.2%, 1000만명 이상이면 2.25% 금리를 제공했다.

금융권 안팎에서는 영화 등 문화콘텐츠사업 투자 및 이를 활용한 마케팅이 은행의 ‘새로운 먹거리’가 될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