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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스 재정위기의 해결이 지연될 수 있다는 전망으로 위험회피 현상이 커지면서 원·달러 환율이 상승세로 돌아섰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종가보다 6.4원 오른 달러당 1090.5원에 거래를 마쳤다.
전날까지만 해도 알렉시스 치프라스 그리스 총리가 유럽연합(EU) 지도부와 EU 국가 정상들을 만나는 '로드쇼'에 나서면서 채무 문제 해결에 대한 기대감이 고조됐다.
하지만 유럽중앙은행(ECB)이 4일(현지시간) 그리스 은행의 국채 담보대출 승인을 중단한다고 발표하면서 그리스 정부를 압박하고 나서, 분위기가 반전됐다. ECB는 그동안 그리스 긴급구제를 위해 투자부적격 등급의 그리스 국채를 예외적으로 담보로 인정해 왔다.
그러나 ECB는 이날 낸 성명에서 그리스 긴급구제 프로그램의 성공적인 결과를 기대할 수 없다는 이유로 이런 결정을 내렸다고 밝혔다.
ECB의 강경한 조치가 나오면서 전날까지 낙관론이 팽배하던 국제금융시장의 분위기도 싸늘하게 돌변했다. 유로화 가치는 전날보다 1.3% 급락했고 글로벌 X FTSE 그리스 상장지수펀드(ETF) 지수는 뉴욕증시 장 마감 직전 30분 새 10% 하락했다.
국제유가가 반등세를 멈추고 다시 급락한 것도 원화 약세 요인으로 작용했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3월 인도분 서부텍사스산 원유(WTI)는 전날보다 4.60달러(8.7%) 하락한 배럴당 48.45달러에 마감했다.
위험회피 심리가 커지면서 국제금융시장에서 달러화는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날 저녁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지급준비율을 0.5% 포인트 내려 통화완화 정책에 가세한 것도 원·달러 환율 상승에 일조했다.
시장은 한국시간으로 6일 밤 발표될 미국의 비노동 부문 고용지표를 주목하고 있다. 미 고용지표는 금리 인상 시기를 예상하는 가늠자 역할을 한다..
정경팔 외환선물 시장분석팀장은 "금리 인상 시기가 연기될 것이라는 재료가 부각되면 달러화는 하락 압력을 받을 것"이라며 "다만 고용 부진이 증시 조정으로 이어져 위험회피 성향을 자극할 경우 달러화가 강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국제금융시장의 위험회피 선호도 변화가 환율의 주요 변수로 등장하면서 엔화와 원화의 연동성은 크게 약화됐다.
오후 3시 46분 현재 원·엔 재정환율은 오전 6시 뉴욕시장 대비 6.81원 오른 100엔당 931.0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