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40만명 불면장애 시달려
  • ▲ 불면증에 시달리는 인구가 전체 성인의 12%가 넘는다. 관련 수면시장 규모도 1조가 훌쩍 넘었다ⓒ뉴데일리 DB
    ▲ 불면증에 시달리는 인구가 전체 성인의 12%가 넘는다. 관련 수면시장 규모도 1조가 훌쩍 넘었다ⓒ뉴데일리 DB

     

    긴 연휴 끝, 찌뿌드드한 컨디션에 비몽사몽으로 일상을 시작하는 사람들이 적지않다.

     

    차례 준비와 손님맞이, 귀성·귀경길 스트레스에 일상에 대한 걱정까지 겹치니 잠을 설치기 일쑤다. 명절이 아니더라도 우리나라 사람들은 늘 부족한 수면시간 탓에 만성 피로에 시달린다.

     

    대한수면학회 등에 따르면 한국인들의 평균 잠자는 시간은 고작 6시간 정도에 불과하다. 지난 2009년 OECD 조사에서도 평균 7시간대에 불과해 조사대상 29개 회원국 중 가장 짧았다.

     

    관련 학회 보고자료에는 전체 성인 인구의 12%인 40만명이 각종 스트레스로 인한 불면장애에 시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최근 이른바 슬리포노믹스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지고 있다.

     

    슬리포노믹스(sleeponomics)는 수면(sleep)과 경제학(economics)의 합성어로 잘 자는 것도 돈이 된다는 관점에서 출발한다. 미국의 경우 시장 규모가 200억 달러가 넘고 일본 역시 6000억엔 달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시장 규모도 어느새 1조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가장 대표적인 슬리포노믹스 시장은 의료계의 수면클리닉이지만 최근에는 우리 생활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다.

     

    최근 직장인들이 많은 여의도 등지에서는 점심 식사후 간단히 눈을 붙일수 있는 곳이 화제가 되고 있다. 1인당 5000~1만원 내외를 지불하면 간단한 음료와 함께 30~40분간의 휴식을 즐길 수 있다. 사우나나 찜질방과 달리 번거롭지 않게 간단한 쉼자리가 되는 셈이다.


    소비자 체형과 생활습관 등을 고려해 수면 용품을 제안해 주는 '슬립 코디네이터'도 등장했다. 전문 교육 과정을 이수한 코디네이터가 소비자의 수면 환경을 분석해 여기 맞는 수면 용품을 제안하는 방식이다. 경추와 체압 등을 측정해 개인에게 적합한 높이의 베개나 침구를 추천해 과학적으로 가장 잠이 잘 올 수 있는 침실 환경을 조성할 수 있게 돕는다.

     

    발빠른 침구업계는 숙면을 도와주는 이브자리나 베개 등을 잇따라 출시해 놓고 있다. 식품과 제약업계에서는 수면유도물질을 함유한 다양한 건강보조식품을 선보이고 있다. 라벤더와 카모마일 추출물 등을 함유해 피부 진정효과와 함께 편안한 숙면을 유도하는 화장품도 틈새 시장을 공략하며 인기를 얻고 있다.

     

  • ▲ 수면시장이 커지면서 슬립코디네이터까지 등장했다ⓒ뉴데일리 DB
    ▲ 수면시장이 커지면서 슬립코디네이터까지 등장했다ⓒ뉴데일리 DB

     

    1990년대 '집중력 향상기'로 유명세를 탔던 엠씨스퀘어와 침구 전문업체는 '엠씨스퀘어 시너지'라는 베개를 내놨다. 엠씨스퀘어 소리를 들으면서 깊은 잠에 빠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인체공학 베개다.

     

    인터넷 쇼핑몰에서는 클래식 음악이 흘러나오는 베개, 천연광물의 하나인 투르말린 원석을 갈아넣은 매트리스, 안대 겉면이 눈에 직접 닿지 않도록 만든 고급 수면안대 등 아이디어 상품이 인기다.

     

    백화점에서는 음악과 함께 다양한 형태의 진동을 발생시키는 등받이형 안마기, '백색소음'을 울려 숙면 뇌파인 베타(β)파를 유도하는 '사운드 솔', 수면 중 몸을 몇 번 뒤척이는지 나타내주는 '로프티 베개' 한의원이 개발한 '자미온다 차(茶)' 등 이색 수면상품을 두루 갖췄다. 목 높이에 맞춰 게르마늄, 파이프 등을 넣어 베개를 즉석에서 제작해주기도 한다.

     

    가격이 1000만~3000만원대에 달하는 스웨덴 침대도 VIP 고객의 수요에 힘입어 백화점에서 두 자릿수 매출 증가율을 보이고 있다.


    전문가들은 소비자들의 소득 수준이 올라가면서 수면시장은 더욱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삶의 질을 중시해 수면 환경에 관심을 갖게 되기 때문이다.

     

    유통업계는 양질의 수면이 정신 건강 향상에 직접적으로 연결된다는 점을 강조해 침대나 침구뿐 아니라 식품 분야 등으로 숙면시장 확대를 꾀하고 있다.

     

    잠이 돈이 되는 세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