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증권사가 인수한 저축은행이 ‘골칫덩이’ 오명을 벗고 경영안정을 되찾고 있다. 부실자산 청산 작업 이후 경영실적이 눈에 띄게 개선됐고, 향후 핀테크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어 새로운 ‘기대주’로 떠오르고 있다.
4일 저축은행중앙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7월~12월) 기준으로 증권사 계열의 저축은행들이 흑자기조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
먼저 증권사 계열 저축은행 중 가장 긍정적인 성적표를 내놓은 곳은 현대저축은행이다. 현대저축은행은 지난해 상반기 110억 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마이너스 156억원) 대비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2011년 현대증권에 인수된 뒤 수년간 강도 높은 영업 효율화 방안을 실시하고 적극적으로 영업을 펼친 결과가 가시화 된 것으로 풀이된다.
대신저축은행과 키움저축은행도 지난해 상반기 각각 21억원, 32억원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흑자기조를 이어가고 있다. 대신저축은행은 기업대출 부문의 실적이 향상됐고, 키움저축은행의 경우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들며 좋은 성적을 기록하고 있다.
KDB대우증권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키움증권은 2012년 키움저축은행 인수 직후 건전성 확보를 위해 약 15억원의 대손충당금을 적립, 보수적으로 초기 대응에 나섰다. 이후 부실채권을 털어내고 대손충당금 적립 부담이 줄어들며 실적 반등에 성공했고 꾸준히 흑자를 내고 있다.
인수 후 무더기 손실을 냈던 것과 달리 대다수의 증권사 계열 저축은행들이 좋은 성적으로 모회사의 실적에 기여하며 효자 노릇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셈이다.
아울러 향후 증권사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이 가능해질 경우 자회사인 저축은행과 시너지를 낼 수 있어 그룹 내 저축은행의 역할이 더욱 커질 것으로 보인다.
한 크라우드펀딩 업계 관계자는 "최근 일부 증권사가 저축은행을 활용해 인터넷전문은행을 설립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증권사 내부에 단순히 전담팀(TF)을 꾸리는 것에 그치지 않고 사장 지시로 부사장들이 직접 IT업체와 만나 스터디를 진행하는 등 활발히 움직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증권사의 인터넷전문은행 설립 관련 규제 완화 등 아직은 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지만, 증권사 내부적으로는 실현 가능성이 높은 사업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