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대신·하나저축은행, 지난해 상반기 기업대출 증가전문인력채용·개인사업자 늘면서 기업대출↑
  •                


  •  

    불황 속에서도 일부 저축은행의 기업대출이 뚜렷한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전문인력을 채용해 기업여신 부문을 강화하고, 서울시의 보조금 지원으로 개인사업자 대출 비중이 늘어난 덕분에 기업대출이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10일 저축은행중앙회 경영공시에 따르면, 한국투자․대신․하나저축은행 등 금융계열사 저축은행의 지난해 상반기(7월~12월) 기업자금대출은 전년동기 대비 큰 폭으로 증가했다.

    한국투자저축은행의 지난해 상반기 기업자금대출 규모는 803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9.7% 늘었다. 2013년 상반기와 비교했을 때 가계자금대출의 증가로, 기업자금대출이 전체 대출채권(1조3384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4.09% 줄었지만 규모 면으로만 보면 확대된 셈이다.

    같은 기간 대신저축은행의 기업자금대출은 5382억원으로 2013년 상반기보다 8.7% 가량 불어났다. 전체 대출채권(7437억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72.38%를 기록, 가계자금대출보다 훨씬 많은 부분을 차지하고 있다.

    하나저축은행의 기업자금대출도 5425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61% 확대됐다. 하나저축은행은 가계자금대출이 2013년 상반기보다 25.71% 가량 늘어난 3407억원을 기록, 다른 저축은행보다 기업자금대출이 소폭 증가한 편이다.

    업계에서는 일부 저축은행에서 지난해 상반기 기업자금대출이 늘어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고있다.

     

    시중은행이 여신금지업종에 대한 대출을 늘리고 있고 한 때 짭짤한 이익을 거뒀던 프로젝트파이낸스(PF)에도 예전처럼 손대지 못하는 등 저축은행의 먹거리가 부족한 상황에서, 기업자금대출이 늘어나며 영업이익 선방에 효자노릇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저축은행의 지난해 상반기 기업자금대출 증가의 주된 요인은 개인사업자 비중이 크게 늘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일반적으로 시중은행이 기업의 시설투자 자금을 지원하는 것과 달리 저축은행의 경우 기업 자금 지원 외에 개인사업자에게 대출해 주는 것도 '기업자금대출'로 분류한다. 

    개인사업자가 사업을 처음 시작할 때 수익이나 안정성을 증빙할 수 없으니 주로 제2금융권을 찾아 대출을 받는 경우가 많은데, 저축은행에서는 이를 기업자금대출로 설정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한국투자저축은행 관계자는 "최근 국내 외국인 관광객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추세인데 개인사업자가 동대문이나 종로 등에 있는 기존 모텔을 관광호텔로 리모델링 할 경우, 서울시에서 외국인 숙소제공 명목으로 지원해주는 것으로 안다"며 "이런 개인사업자들의 경우 수익성 증빙이 되지 않다보니 심사가 까다로운 시중은행 대신 저축은행을 주로 찾아 리모델링 자금을 대출 받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최근 대학가 근처에 원룸도 많이 짓는데, 개인사업자 단위의 건축사무소에서도 공사를 위한 대출금을 받기 위해 저축은행을 주로 찾는다"며 "다만 건물이 완공되고 서류상으로 수익성이나 매출을 증빙할 수 있게 되면 개인사업자들이 시중은행으로 넘어가는 일이 반복된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 관계자는 기업여신 부문의 전문인력 채용을 기업대출 증가 원인으로 꼽았다.

     

    저축은행의 기업자금대출 영업 스타일의 경우 대출자와 관계가 지속되는 경우가 드물고 짧은 기간의 이자수익을 기대하고 대출하는 거래인 만큼, 신속한 판단 아래 일을 처리할 수 있는 업무 경험이 요구되기 때문이다.

    A저축은행 기업대출심사 실무자는 "최근 기업대출 실적이 좋은 저축은행들 대다수가 전문인력을 외부에서 영입한 것으로 안다"며 "저축은행 인수합병(M&A)이 지속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인력이동이 많기 때문에 기업여신 업무 경험이 많은 사람을 지속적으로 스카웃 하는 상황"이라고 언급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