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투자 차익 벌기 어려워… 실수요 아니면 비추천원금보전형·지수형 ELS,포트폴리오 구성시 추천금·해외펀드 등 투자 의견은 PB별 '각양각색'한 곳에 올인 말고 안정자산·위험자산 나눠 투자해야
  • ▲ ⓒ 연합뉴스
    ▲ ⓒ 연합뉴스


    사상 초유의 1%대 초저금리 시대에 접어들면서, 제태크에 대한 금융소비자들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예전처럼 통장에 넣어두자니 금리가 지나치게 낮고, 주식 또는 펀드에 투자하자니 리스크가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부동산이나 금에 투자할 것인지에 대한 확신도 서지 않는 상황이다.

    저금리 시대, 제태크 전략을 고민하는 금융소비자들에게 시중은행 PB들이 힌트를 제시했다. PB란 ’Private Banker‘의 약자로, 거액의 재산을 보유한 고소득층 고객 대상 맞춤 자산운용 컨설팅 서비스를 제공하는 금융 전문가를 의미한다.

    PB들은 “아파트든 오피스텔이든 부동산 투자로 차익을 노릴 때는 지났다”고 입을 모았다. 그러면서 “한 곳에 모두 투자하지 말고 분산 투자하되, 주가연동형증권(ELS)을 이용하라”고 한 목소리로 추천했다.

     

    특히 특정 종목의 등락으로 이익이 좌우되는 종목 ELS보다는 지수 변화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지수형 ELS를 권했다.

     

    달러화 투자에 대한 의견도 대체적으로 긍정적이었다.

    금이나 천연자원펀드 등의 투자에 대해서는 PB들마다 의견이 엇갈렸다. 해외 투자 펀드에 대해서도 “유럽 펀드를 추천한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장기투자 할 것 아니면 추천하지 않는다”는 의견도 있었다.

    ◇ “절세 먼저 고민한 후, 투자에 돌입하라!”

    이영아 기업은행 WM사업부 PB


    외국의 경우, 0%대 금리가 오래 전에 고착된 경우가 많다. 그런 나라들의 경우 누구나 주식투자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오죽하면 미국에선 ‘80 먹은 할머니도 주식 투자를 한다’는 이야기까지 나오겠는가.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아직 투자에 대한 인식이 긍정적으로 자리잡았다고 보긴 어렵다. 주식 또는 펀드 등을 권하면 “그렇게까지 위험한 걸 해야 하느냐”는 고객이 많다.

    저금리 기조에 접어들면서,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재산과 연령을 불문하고 부동산 투자를 물어오는 고객이 많다. 정부가 정책적으로 ‘부동산 띄우기’에 나선 데다, 전셋값이 지나칠 정도로 올라버린 영향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2017년까지 대규모 택지개발이 금지됐다는 점을 주의해야 한다. 한마디로 ‘위례신도시’같은 대규모 단지가 2017년 이전엔 나오기 어렵다는 말이다.

    베이비 부머 세대의 은퇴 시기에 접어들면서 부동산 가격은 폭락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정책 만으로 버티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또, 부동산은 환금성이 제한된다는 문제를 안고 있다. 당장 현금이 필요한 경우, 부동산을 매물로 내놓아도 빨리 팔릴 것이라는 보장이 없다는 의미다. 이런 이유로 실수요 목적이 아니라면 부동산 투자는 신중할 필요가 있다.

    금리가 하향세가 되자 고객들의 특징이 뚜렷하게 보인다. 아무도 일반 예적금에 돈을 넣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돈은 다 어디로 갔을까?

     

    상당수가 요구불예금으로 이동한 것으로 파악된다. 요구불예금이란 예금주가 지급을 원하면 언제든지 조건 없이 지급하는 예금이다. 예적금에 투자한다기 보다, 언제든 좋은 투자처가 나타나면 투자할 수 있게 대기하는 쪽으로 고객의 은행 이용 목적이 바뀌고 있는 상황이다.

    ELS 역시 기형적으로 커지고 있는 모양새다. 우리나라 채권시장의 시가 총액이 1000조인데, ELS가 80조에 달한다. 총 70조인 주식형 펀드를 앞선 것이다. ELS의 증가세는 작년부터 늘었다.

    재태크를 문의하는 고객에겐 가장 먼저 절세를 고민하신 후, 투자에 돌입할 것을 권유하고 있다. 실제로 고객들도 절세 상품을 많이 찾는다. 대표적인 예가 연금저축 또는 퇴직연금(IRP)이다. 이들 상품은 보통 10월 이후 문의가 들어오는데, 지금은 3월임에도 문의가 폭주하고 있다.

    절세 상품에 이미 가입한 고객에게는 투자성향에 따라 적당한 상품을 추천해드린다.

     

    공격적인 성향을 가지신 분에게는 해외, 특히 유럽 쪽 펀드를 추천하기도 한다. 하지만 대부분 상담 결과 ELS로 귀결이 나는 경향이 있다.

    ◇ “분산투자하되, 예금 비중 줄이고 투자자산 늘려라”

    신동일 국민은행 대치PB센터 PB


    금리가 낮아지다보니 자산가들도 고민을 많이 하고 있는 상황이다.

    PB센터를 방문하는 자산가들에게, 저희는 분산투자를 권유하고 있다.

    다만, 안전자산의 비중은 줄이고 투자자산의 비중은 다소 늘리는 방향으로 잡아드리고 있다.

     

    예를 들어, 총 1억원의 자산을 맡기는 고객이 있다면, 예전의 경우 정기예금이나 특정금전신탁에 6000만원, ELS나 펀드 4000만원으로 나누었던 것을 지금은 각각 5000만원씩 나누어 투자하게 하는 식이다.

    부동산의 경우, 워낙 전셋값이 비싸다 보니 자녀에게 증여하기 위한 목적으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다만, 투자용도로는 잘 구매하지 않는 추세며, 저희도 추천하지 않는다. 수도권과 대도시의 주택공급률은 이미 100%를 넘어섰으며, 인구 감소로 인해 폭락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저금리 시대라곤 하지만, 종잣돈 없이 대출만으로 투자에 뛰어들면 실패하기 십상이다.

    실수요를 위해 사는 것은 괜찮지만, 차익을 노리는 건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실수요를 위해 매도하는 경우에도 3~40평대만 고집할 게 아니라, 평수를 낮추는 방향을 추천한다.

     

    또, 꼭 비싼 동네만 찾을 필요 없이 외곽으로도 눈을 돌리는 게 좋다. 요즘 워낙 교통 인프라가 잘 돼 있다보니, 시세차익의 차이도 거의 없다.

    수익률이 높은 상품으로는 ELS를 들 수 있다. 연간 8%대의 수익이 기대된다. 만약 1억원을 ELS에 3년간 투자한다면, 24%의 수익이 예상되므로 2400만원을 벌 수 있는 셈이다.

    주식에 투자한다면 대기업보다는 저평가된 국내 중소기업을 추천한다. 10% 가량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펀드 역시 ‘히든기업(숨은 중소기업)’을 발굴해 투자하는 상품을 추천하고 있다.

    금에 투자하고 싶다면, 단기적 투자는 권장하지 않는다. 당장 오르리라 보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실수요적 목적으로 장기 보유하는 건 나쁘지 않다. 다만 10g~100g 범위 내로, 무리하지 않게 투자하는 것이 좋다.

    달러에 투자하는 것도 괜찮다. 달러로 인한 환차익이 발생했을 때 이를 이유로 한 과세가 발생하지 않기 때문이다. 현찰로 보관하고 계셔도 좋고, 달러 통장을 만드셔도 좋다.

    일반 직장인은 자산가들에 비해 종잣돈 마련이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투자 액수가 다를 뿐, 추천해드리는 재태크 원칙은 같다. 분산투자를 하되 예금 비중은 줄이고, 투자자산의 비중을 늘리라는 것, 부동산 매입은 실소유 위주로 하되, 무리해서 투자하지 말라는 것이다.

    ◇ “전체 금융자산의 20~25%는 ‘미개척지’에 도전하라”

    신현조 우리은행 잠실역지점 PB


    부동산은 앞으로 상승할 것으로 기대하기 어렵다.

    고객이 변화하고 있다. “더 이상 정기예금은 안되겠다”고 판단하는 것이다.

    우리은행이 고객에게 드릴 수 있는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등급 고객이라도 2.1%에 불과하다. 일반 고객이라면 높이 드려 봐야 1.9~2.0% 정도다. 그러니 고객이 변화할 만도 하다.

    통상적으로 고객에게 가장 많이 추천하는 재태크 수단은 원금보전추구형 ELS다. 이는 투자금액의 일정부분을 보장하는 상품으로, 최대 7%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공격적인 성향의 고객에게는 노마진 ELS를 권해드리기도 한다. 원금보전은 안되지만, 기대할 수 있는 수익은 원금보전형보다 높다.

    특정 주식의 주가 움직임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되는 종목 ELS보다는 코스피200과 같은 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결정되는 지수형 ELS를 권하고 있다. 실제로 종목에서 손해보신 고객들이 지수형으로 많이 갈아탄다.

    금 투자에 관심있는 분들을 위해서는 골드통장을 권하고 있다. 직접 금을 사고 팔진 않지만, 금의 가격에 따라 수익이 결정되는 상품으로, 실물 투자와 달리 언제든 직접 현금으로 바꿀 수 있으며, 적립식·목돈 등의 형태로 투자 가능하다는 특징이 있다.

    비과세 혜택을 포기하고라도 수익을 많이 올리겠다는 고객에게는 유럽 펀드나 석유 등 천연자원 펀드를 추천한다.

     

    한 때 중국이 뜬다는 둥, 동남아가 뜬다는 둥 그런 말들이 돌지 않았나. 하지만 남들이 다 소문 퍼진 후에 뛰어드는 것은 이미 늦다. 아무도 가지 않는 길을 가야만 수익 극대화를 노릴 수 있다. 단, 리스크는 분명히 있다. 이 밖에 헬스케어, 일본 등에 투자하는 가치주 펀드 역시 추천할 만 하다.

    선진국에서는 100에서 본인 나이를 뺀 숫자만큼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것이 적정 비율이라는 말이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고객 성향은 아직 보수적이라, 이를 그대로 적용하기엔 무리가 있다.

     

    전체 금융자산의 20~25% 정도는 위험하지만 수익이 높은 자산에 투자하고, 나머지는 안정자산에 투자한다면 괜찮은 포트폴리오가 될 듯 하다.

    ◇ “오피스텔·금보다는 공모주 펀드·배당주·달러 노려라”

    이태훈 하나은행 방배서래골드클럽 PB팀장


    부동산 투자로 인한 수익이 일시적으로 좋을 수 있다. 하지만 오래가진 못할 것이다. 집이 안 팔려서 건설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을 정도다. 주택 경기가 좋을 리가 없다.

    주택의 경우는 보유자가 노령화되다보니, 있는 주택도 팔아넘기는 현상이 나타난다. ‘노른자’ 땅과 ‘흰자’ 땅에 주택을 갖고 있는 사람이 ‘흰자’ 주택을 정리하는 추세다. 정말 실수요자가 아니고서는 투자를 목적으로 주택을 사는 사람은 거의 사라졌다.

    워낙 마케팅을 많이 하다 보니, 오피스텔에 관심을 갖는 사람이 많다. 주로 강남역이나 홍대 인근 오피스텔에 많이들 투자 한다. 하지만 오피스텔은 사는 순간 감가상각이 발생하므로 추천하지 않는다.

    세법적인 문제도 있다. 임대업을 하기 위해선 세무신고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정말로 몇 십 억 몇 백 억 단위가 아니라 소소하게 몇억으로 투자하려면 오피스텔 투자는 권장하지 않는다. 누군가에게 사서 새 주인에게 넘겨주기 까지의 징검다리 역할만 할 뿐이다.

    주가연동증권인 ELS를 찾는 고객이 많다. 5~7%의 금리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지수형 ELS를 많이 찾는데, 이는 특정 종목의 주가가 떨어지면 손해를 볼 수밖에 없는 종목형 ELS에 비해, 지수가 15~20% 정도 하락해도 일정한 조건을 충족하면 해당 금액이 자동 상환되기 때문이다.

    공모주 펀드도 노려볼 만 하다. 연 4~5%의 수익을 기대할 수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삼성SDS, 제일모직 등의 투자에 기관투자자 자격으로 참여한 바 있다. 같은 돈을 투자해도 기관은 개인투자자보다 배당을 좀 더 받는다. 수익도 올리고, 절세 효과도 약간이나마 노릴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일반 예금의 경우, 이자수익을 기준금리인 1.75%라고 계산하면, 0.85%는 세금으로 나간다. 절세 효과는 분명 이점이 있다.

    펀드에 관심 많다면 배당주도 노려볼만 하다. 연기금, 기관, 외국인이 많이 투자했고, 지난해 성과도 좋았다. 실제로 투자만을 목적으로 하는 일반주보다는 배당을 받을 수 있는 우선주가 더욱 인기를 얻고 있는 추세다.

    주식형펀드나 해외펀드는 권하지 않는다. 워낙 ‘뜨거운 맛’을 본 사람들이 많다. 장기보유 할 거 아니면 추천하지 않는다.

    금은 추천하지 않는다. 이미 금값이 많이 떨어졌는데, 어디까지 떨어질지, 또는 어디까지 오를지 그 누구도 예측할 수 없다.

     

    실제 고객들을 봐도 분산투자를 위해 매입하겠다는 사람이 일부 있긴 하지만, 많지는 않다. 본인이 ‘싸게 샀다’고 생각하지만, 알고보니 매입 당시보다 현재 금값이 더 내려서 결과적으로 손해보는 경우도 많다.

    차라리 금 보다는 달러화가 나을 수 있다.

     

    반대로 유로화 등 다른 외국 통화는 권하지 않는다.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인해 달러화가 강세를 보이게 되면, 유로화는 약세를 보이기 마련이다. 달러가 강한데 나머지 통화가 강할 수는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