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명 경제학자 다스 "현 상황 1997년과 유사" 현대硏.국제금융센터, 말레이사아 위기 경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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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제유가 급락, 달러화 강세와 미국의 기준금리 인상 등으로 신흥국에 들어와 있던 외국자본이 급속히 빠져나가면서, 말레이시아와 타이 등 경제구조가 취약한 아시아 신흥국들이 지난 1997~1998년 같은 외환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잇따라 나오고 있다.

     

    우리나라는 아직 경제 기초여건이 좋아 큰 염려를 하지 않아도 되지만, 국제금융시장의 불안이 심화될 경우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23일 경제연구기관들에 따르면, 인도가 낳은 금융파생상품 및 리스크관리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로 지난 2011년 '익스트림 머니'를 저술했던 사트야지트 다스는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즈' 기고문을 통해 "오늘날 금융시장 상황이 1997~1998년 당시와 매우 닮았다"며 글로벌 금융위기 재발 가능성을 경고했다.

     

    다스는 아시아 외환위기와 현재의 유사성으로 원자재가격(특히 유가) 급락, 미 달러화 강세, 미국의 금리인상 등 3가지를 제시했다.

     

    또 경제성장 둔화, 과다한 부채, 디스인플레이션 또는 디플레이션, 국가간 통화자치 절하 경쟁, 과도한 금융위험 인수, 가격 왜곡 등 오늘날 금융시장이 직면한 6가지 구조적 취약성이 위기사태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새로운 금융위기는 (달러화 강세에 따른) 미국 기업들의 주가 하방압력 증대, 채권시장 불안정성 증대, 신흥국시장의 구조적 취약성 심화, 유동성 경색, 저성장.저물가.정책실패 등 5단계 시나리오의 과정을 밟을 것으로 전망했다.

     

    이들 일련의 사건이 글로벌 자산가격의 급락을 가속화시켜 '기업파산-채무불이행-은행부실화-신용축소-경기불황'으로 이어지는 연쇄적 악순환을 유발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현대경제연구원은 22일 '글로벌 유동성 유턴에 따른 아시아 외환위기 재발 가능성 점검' 보고서를 통해, 미국의 금리인상으로 미 달러화 유동성이 아시아에서 빠르게 미국으로 회귀할 경우 타이와 말레이시아 등 고위험 국가에서 위기가 재발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현대硏은 1997년 외환위기를 경험한 5개국과 최근 달러 유동성 유입이 급증한 7개국을 대상으로 위기발생 가능성과 위기 방어능력을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위기발생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국가는 투자자금이 이미 유출되고 통화가치가 고평가된 타이, 필리핀, 말레이시아이며 위기 방어능력이 낮은 국가는 외채가 많고 외환보유고가 적은 말레이시아, 인도네시아, 태국이라고 밝혔다.

     

    즉 위기 발생 가능성이 높고 방어능력도 취약한 타이, 말레이시아가 고위험 국가이며 인도네시아, 필리핀은 중위험국이라는 것.

     

    반면 위기발생 가능성이 낮고 방어능력도 높은 중국, 인도, 한국은 저위험 국가로 분류됐다.

     

    조호정 현대硏 연구위원은 "하지만 아시아 위기 재발시 한국도 투자자금 유출, 대 아시아 채권 부실화 등 금융시장 불안이 커질 수 있어 대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앞서 19일 국제금융센터는 '말레이시아 금융불안 조짐 및 시사점' 보고서에서 말레이시아가 단기외채 증가, 외환보유액 감소, 경상수지 악화, 외국인 채권자금 이탈로 대외 건전성이 악화됐다며 이것이 미국 금리인상 전망과 맞물려 국내 경제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말레이시아 국채의 신용부도스와프 프리미엄이 지난해 연말 1.06%에서 이달 17일에는 1.36%로 급등하고 링깃화 가치도 작년 4분기 이후 아시아 통화 중 최대폭의 약세를 보였다는 것.

     

    윤인구 국제금융센터 연구원은 "미국의 금리인상을 앞두고 아시아 역내 국가의 대외건전성 문제가 부각될 경우 한국도 장.단기 외화 차입 및 스와프, 외환시장에 영향을 받을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