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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2위 철강업체인 현대제철이 같은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하이스코의 합병을 추진한다. 현대하이스코의 캐시카우 역할을 하는 해외스틸서비스센터의 흡수를 통해 해외사업 역량을 강화하는 것이 주 목적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현대하이스코를 흡수합병하는 방안에 대해 내부 검토를 마치고 조만간 이사회를 열어 이 안건을 상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이 현대하이스코 지분 100%를 인수해 흡수합병하는 방안이 유력하나, 해외스틸서비스센터만 떼어내 분할합병하는 방안도 거론된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현대하이스코 합병과 관련해 "이사회에 합병 안건을 언제 올릴 것이다라고 시기를 못박을 수는 없지만 내부적으로 검토가 있었던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현대하이스코의 냉연사업부문을 흡수합병했던 현대제철이 1년새 완전합병까지 추진하는 이유는 비교적 취약다는 지적을 받아온 해외사업 부문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다. 계획대로 합병이 완료될 시 현대제철은 미국과 중국, 인도 등 11개국에 위치한 현대하이스코의 스틸서비스센터를 통해 자동차용 강판의 판매를 늘릴 수 있게된다.
스틸서비스센터는 현대·기아차의 해외 생산공장 인근에 위치해 현대제철로부터 냉연코일을 들여와 이를 절단, 가공해 공장에 공급하는 역할을 한다. 지난해 현대하이스코의 총 매출액은 4조2143억원이었는데, 이 중 해외법인의 매출비중이 67%(2조8405억원)에 달 할 정도로 스틸서비스센터의 매출기여도는 절대적이다.
현대·기아차의 글로벌 성장과 함께 스틸서비스센터의 실적도 호조세다. 지난 2013년 1458억원이던 하이스코의 해외스틸서비스사업부문 영업이익은 지난해 3066억원까지 2배 이상 성장했다.
최문선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현대하이스코의 캐시카우인 해외판매법인을 제외하고 합병을 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현대차그룹의 철강 사업을 현대제철로 일원화할 가능성이 높다"며 "스틸서비스센터만 양수할 경우 현대하이스코가 나머지 사업인 강관과 차량경량화를 단독으로 영위하기엔 규모가 작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한편 현대제철은 지난해 특수강 2위 업체 '동부특수강'을 인수한 데 이어, 올 들어서는 선박용 엔진과 석유화학 설비용 단조부품을 주로 생산하는 SPP율촌에너지를 사들이는 등 종합 일관제철소로의 역량을 확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