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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은행 대출창구.ⓒ연합뉴스
3월 출시 예정이던 연 1%대 초저금리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수익공유형 은행 모기지' 출시가 잠정 연기됐다.
금융당국이 가계부채 구조개선을 위해 내놓은 안심전환대출이 조기 소진되며 시장에서 폭발적인 반응을 낳고 있는 데다 이에 따른 시중은행의 업무 부담, 최근 주택거래량 증가 등의 시장 분위기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다.
국토교통부는 30일 기준금리 인하와 주택거래량 증가 등 금융·주택시장 여건이 변화함에 따라 수익공유형 모기지 상품구조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며 출시 일정 연기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이달 말 또는 다음 달 초 우리은행을 통해 연 1%대 수익공유형 모기지 상품을 내놓고 3000가구에 한해 시범사업을 벌일 예정이었다.
이 상품은 정책대출 상품인 공유형 모기지와 비슷하지만, 국민주택기금 대신 은행 자금을 재원으로 삼고 소득 수준에 상관없이 누구나 대출받을 수 있다는 게 차이다.
공유형 모기지는 부부 연소득 6000만∼7000만원 이하의 생애 최초 주택구매자나 무주택자가 대상이다.
그러나 금융위원회가 연 2%대 안심전환대출을 출시하면서 금융당국과 정치권을 중심으로 두 상품 간 '엇박자' 논란이 일었었다.
안심전환대출이 변동금리 대출을 장기 고정금리로 전환해주는 상품인데 반해 수익공유형 모기지는 변동금리로 대출금리가 더 낮아 금융당국의 정책 기조와 배치된다는 것이다.
지난달 5일 국회에서는 공교롭게도 당시 정무위원회 소속이었던 유일호 국토부 장관이 "수익공유형 모기지의 취지는 이해되지만, 금융위의 가계부채 구조개선과 엇박자가 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었다.
애초 수익공유형 모기지의 대출금리가 더 낮아 이 상품이 인기를 끌수록 금융당국이 출시하는 고정금리 상품이 영향을 받을 것으로 우려됐는데 거꾸로 안심전환대출이 '대박'을 치면서 수익공유형 모기지가 영향을 받은 셈이다.
수익공유형 모기지는 정산 시점에서 집값이 오르지 않을 경우 공공기관인 대한주택보증이 은행 이자 손실을 메워주는 상품구조가 적절한지를 놓고도 비판이 제기됐었다. 정부는 시범사업 물량이 한정돼 있어 정부 재원이 투입될 가능성은 낮다고 밝혔지만, 사업이 전면 확대할 경우 대한주택보증의 부실이 쌓이면 정부의 혈세 투입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은행과 보증기관인 대한주택보증과의 수수료 협상이 출시 시기를 임박한 시점에서도 마무리되지 않은 것도 영향을 줬을 거라는 관측도 나온다. 수익공유형 모기지는 초저금리가 장점인 상품이지만, 수수료 협상 과정에서 최종 금리는 예고했던 것보다 소폭 상승할 것으로 예상됐었다.
국토부 관계자는 "안심전환대출의 판매 추이와 시장 여건 등을 고려해 출시 시기를 조정하겠다"며 "이번 기회에 상품구조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